육아일기를 쓴다는 게 이렇게 늦어질 줄은 몰랐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동안은 그야말로 전쟁 같았으니까요.
하루는 분수토에 옷 여러 번 갈아입히고, 하루는 조리원에서 불려 내려가고, 하루는 밤새 안고 서성이다 해 뜨는 꼴을 봤습니다. “이것도 기록으로 남겨야지”라는 생각은커녕, 그냥 버티는 게 목표였죠. 기록은 사치였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제 아들은 어느덧 12살.
사춘기 문 앞에 서서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을 보는데, 이상하게도 그때가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아기 냄새 맡으며 울던 순간,
내 품에 꼭 안겨야만 조용해지던 밤,
그리고 육아 관련 책을 읽고 죄책감에 눈물 훔치던 날들.
그때는 너무 힘들었는데, 이제 돌아보니 웃음이 납니다.
“그래, 내가 참 유난스러웠구나.”
“아니지, 그땐 다 그럴 수밖에 없었지.”
혼자 중얼거리다 결국 키득 웃어버립니다.
사실 육아일기라는 건, 아기가 돌 무렵부터 차곡차곡 쓰시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12년이 지나서야 첫 장을 엽니다.
뒤늦게 쓴다고 누가 뭐라고 하겠어요? 오히려 지금 쓰니까 더 재밌습니다.
그땐 울고불고했던 에피소드들이, 이제는 다 소중한 기억이 됐거든요.
조리원에서 아기 침대가 사라져 심장 철렁했던 사건도,
분수토 때문에 세탁소 차릴 뻔한 나날도,
앞 좌석 카시트 전쟁에 진땀 뺀 초보운전 시절도,
그때는 절망이었지만 지금은 글감이 되었습니다.
이 육아일기는 완벽한 매뉴얼이 아닙니다.
누구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아니면 그냥 피식 웃고 말 에피소드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분명한 건, 엄마도 아이도 다 처음이었고, 그래서 더 유난스럽고 더 절박했다는 것.
뒤늦게 쓰는 첫 육아일기지만, 이 글이 누군가에겐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나만 이렇게 힘든 줄 알았는데, 다 그렇구나.”
“힘들었지만 결국 지나가고, 나중엔 소중한 경험과 추억이 되는구나.”
그런 공감이 전해졌으면 합니다.
이제 시작합니다.
12살이 된 아들 덕분에, 엄마가 12년 지각 끝에 쓰는 첫 육아일기를.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는 진통과 눈물, 웃음과 허당, 그리고 엄마의 유난스러움이 가득할 겁니다.
육아는 늘 전쟁 같지만, 지나고 보면 재밌던 시간이었습니다.
그 기록을 이제 함께 나누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