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시작부터 난관이었다.

by 은나무


“임신은 축복이다.”

주변에서 늘 그렇게 말했지만, 나에게 임신은 ‘축복’보다는 ‘인생 최대의 고난 시작’이었다.


결혼 전부터 난임과 결혼 후엔 자궁선근증 진단을 받았다. “나중에 임신이 필요할 때 오세요”라는 의사의 말은 늘 내 마음 한구석을 무겁게 눌렀다. 결혼 후, 인공수정을 통해 어렵게 아이를 품었을 때, 솔직히 기쁨보다 두려움이 먼저 찾아왔다. “과연 나는 무사히 이 아이를 낳을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이 매일 따라다녔다.


40주의 임신 기간은 내 인생에서 가장 긴 터널이었다. 입덧은 기본 옵션이었고, 임신 소양증이 전신에 퍼져 하루 종일 긁고 또 긁으며 살았다. 밤마다 긁다가 울고, 울다가 다시 후회했다. ‘내가 왜 임신을 하겠다고 했을까…’ 그렇게 수없이 되뇌며 후회했지만, 결국 40주를 꽉 채웠다.


임신 기간 내내 고통스러웠던 소양증




드디어 출산의 날.

12시간 진통을 하고, 무통주사까지 맞고, 이제 곧 힘줄 차례라는 순간.

갑자기 의료진이 소리쳤다.

“아기가 산소가 부족합니다! 바로 수술 들어가야 해요!”


순간 눈앞이 아찔했다.

고통을 다 겪고, 드라마에서만 보던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실제로 당하는 건 나였다. 진통은 다 하고, 수술까지 하는 ‘출산 풀코스 패키지’. 지금은 웃으며 말하지만, 그때는 세상 억울하고 무섭고, 온갖 감정이 몰려와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수술실 불빛 아래, 온몸이 떨리던 순간.

드디어 아기의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 작은 소리에, 지난 10개월의 고통과 불안이 눈 녹듯 사라졌다. “아, 내가 진짜 엄마가 됐구나.” 눈물과 땀과 수술자국이 뒤섞인 채, 그렇게 내 인생 2막이 시작됐다.


돌아보면, 임신은 나에게 축복이자 시련이었다. 누구는 자연스럽게 겪는 과정일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하나하나가 전쟁 같았다.


그래도 지금, 사춘기 문 앞에 서 있는 12살 아들을 보며 생각한다.

“그래, 그때 그 고생 다 해서 결국 이 아이를 품었구나.”


임신은 고난이었지만, 동시에 내 삶을 뒤흔든 가장 큰 기적이기도 했다.



태어나고 하루가 지나 병원에서 찍어준 사진


# 모든 엄마들도 그렇다지?

수술 때문에 곧장 아이를 만나지 못하고 다음날 사진으로 아들을 만났다. 이 못생긴 애가 내 아기 맞나 싶은 충격의 사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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