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담배가 싫었다.
좁은 단칸방에서 늘 담배를 피우던 새아빠 때문에, 담배 냄새는 내겐 역겹고 지독한 것이었다.
그런데 중학교 무리 속에서 상황이 달라졌다.
남자와 여자아이들이 섞여 함께 어울리던 무리에는 담배를 피우는 아이들이 몇 있었다.
어느 날, 부잣집 단독주택에 사는 남자아이 집에 무리와 함께 놀러 갔을 때, 누군가 내게 물었다.
“너도 한 번 펴볼래?”
나는 잠시 멈칫했다.
하지만 곧 이런 생각이 스쳤다.
‘담배는 피우고 싶으면 피우고, 끊고 싶으면 끊을 수 있는 거 아닐까?’
그리고 더 솔직히 말하자면, 그 순간 나는 아이들과 더 친밀해지고 싶었다.
나도 ‘노는 애’처럼 보이고 싶었다.
그날, 나는 처음으로 담배를 입에 물었다.
숨을 들이켰다가 뱉는 방법까지 배우며, 마치 새로운 문을 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집에 돌아와서는 화장실에서 혼자 담배 연습을 하며, ‘나도 이제 잘 피울 수 있다’는 이상한 자신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 선택은 내 삶에 오래 남았다.
나는 서른이 넘을 때까지 담배를 쉽게 끊지 못했다.
처음에는 호기심, 그다음은 습관, 그리고 어느새 중독이었다.
학교에서도 화장실은 흡연 장소가 되었다.
그때는 친구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저 함께 어울리고 싶었고, 나 자신을 강하게 보이고 싶었을 뿐이다.
결국 나는 선생님들에게 수시로 적발되며 혼을 났다.
그리고 어느 날, 드디어 선생님이 말했다.
“은정이 어머니를 학교로 불러야겠다.”
텔레비전 드라마 속에서만 보던 장면이, 내 삶에서 처음으로 벌어지려 하고 있었다.
제가 돌아보니, 아이가 처음 담배를 접하는 건 단순한 호기심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저 역시 또래 무리 안에서 끼고 싶고, 인정받고 싶어서 담배를 손에 들었습니다.
아이들도 그런 마음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부모 입장에서는 단순히 “담배 피우면 안 돼”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마음이 잘 닿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오히려 아이의 마음을 먼저 짚어주었을 때 마음이 조금은 열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친구들이랑 어울리고 싶어서 그런 거지?”
이런 말 한마디가, 아이에게는 ‘엄마가 내 마음을 이해하려고 하는구나’라는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또 한 가지 느꼈습니다.
담배를 꾸짖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마음을 풀 수 있는 길을 알려주는 게 필요하다는 것을요.
운동이나 산책, 음악처럼, 아이가 답답할 때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해 주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부모가 함께 시간을 내어 주면, 아이는 담배 말고도 긴장을 풀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걸 배우게 되겠지요.
물론 정답은 아닙니다.
다만 제 경험에서 이런 것들이 위로가 되었고, 혹시 비슷한 상황에 계신 엄마들에게 작은 힌트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