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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정 Nov 13. 2024

에필로그

감사합니다.

엄마와 나의 삶을 돌아보면 이렇게나 팔자가 더러울 수 있나 싶게 살아온 숱한 날들이 있었다.


엄마는 평생 저렇게 살다 나에게 짐만 될 거 같았고

나는 엄마에게 딸이라는 책임감으로 억눌려 살아가야만 할 거 같았다.


세상 가장 의지하고 기댈 곳이 언제나 피하고 싶고 회피하고 싶은 내게 평생의 짐이 될 것만 같은 두려움의 존재이기만 했었다.


그런 엄마와 나는 이제 서로에게 인생을 배우고

서로의 아픔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길 만큼

단단해졌다.


그리고 세상 어느 모녀들처럼 우리도 친구같이 이 땅을 살아간다.


내가 왜 엄마의 딸로 태어나 이렇게 박복하게 살아야 하나 원망한 적도 있지만 내가 엄마의 딸로 태어났기에 세상의 아픔을 돌아볼 마음을 품을 수 있게 되었고


작은 것에 감사함을 배울 수 있는 사람이 되었고

인생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다른 사람의 아픔을 공감하고 위로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었다.


서로신세를 비관하며 각자의 삶에서 술에 쩌들어 살던 삶과 자기 돌봄 없이 내던져진 채 살아온 모녀가 이제는 서로에게 위로와 격려와 용기를 주며 인생길을 동행한다.


엄마의 작은 변화 하나하나가 나의 기쁨이 되고

그런 엄마에게 격려와 감사함을 표현하는 나의 위로에 엄마는 한걸음 한걸음 삶의 기쁨을 다시 한번 감사함으로 살아가는 지금.

 우리 모녀는 세상 모든 것에 언제나 선하신 그분께 감사하며 살아가기로 오늘도 다짐하며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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