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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정 Oct 25. 2024

마흔이 넘어 그때의 엄마나이가 되어보니

조금은 알꺼같다 엄마의 마음을.

사실 엄마의 삶을 돌아보면 그럴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그간 엄마를 스쳐간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부모님 .친언니 .남편 .아이들.....


우리는 살면서 누구나 죽음이 찾아온다.

그때 엄마는 어렸고 젊었다.

그 많은 죽음을 겪으며 견뎌냈을 엄마를 생각하면 어떻게 버텼을까 감히 상상이 안된다.


그래서 새아빠가 아팠을 때도 엄마는 무척이나 힘들었을 거다.

아무리 가난하고 고단한 하루하루였지만 의지할 수 있었고 엄마의 보호자가 있었다.

그런 남편이 또 언제 죽을지 모르는 병에 걸렸다.


건강하게 자라고 스스로 앞가림 잘하고 있던 나를 돌볼 정신이 어디 있었을까.


엄마만 또 세상에 남겨두고  떠날까 봐 두려운 마음에 남편을 어떻게든 붙잡고 싶은 심정만이 엄마를 견디게 했을지도 모른다.


나는 몰랐다.

그때의 엄마마음을.

그저 엄마와 단둘이 지냈던 기억만 그리워하며 엄마가 했던 그때의 선택을 원망만 하며 살았다.


나는 엄마가 친엄마가 아닐 거라는 생각도 잠시 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를 그런 추운 곳에 버렸다고 생각했고 자식보다 남자가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자기의 행복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여겼다.


나에게 엄마는 전부인데 엄마에게 나는 전부가 아니었던 게 서글펐다.


그렇지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엄마는 나를 믿었기에 나를 버려둔 게 아니라 내게 기다려 달라고 했다는 것을...

내게 한없이 미안하고 미안하고 미안해하고 있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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