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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마치며…..

감사합니다

by 은나무


우리는 2010년 우연히 나이트에서 만났다.


그렇지만 지난 삶을 돌아보니 우리는 우연이 아니었다.

모든 게 척척 들어맞는 운명 같은 만남이었다.


13년의 시간 동안 기쁨도 슬픔도 사건 사고도 많았다.

서로를 비방하며 쌍욕도 거침없이 내뱉고 서로를 상처 주며 내리깎아 버린 적도 많았다.


그러나 우리가 정말 찰떡같이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우리는 개그코드가 정말 잘 맞는다.


첫 만남에

‘뭐야 이 시덥잖고 재미없는 농담으로 여자를 꼬셔 보겠다는 거야? 얼굴만 넙데데하고 평범하기만 하게 생긴 매력 없는 이 남자 참 별로다.’

라고 그저 그런 인상으로 남았던 그 남자는


내일 되면 본인이 참 재밌는 남자라 생각날 거라고 주문을 걸어둔 거처럼 정말 다음날 바로 생각났던 그 남자.


허접했던 모든 행동들이 피식피식 웃음이 나게 만들었던 그 남자의 매력에 빠져드는 건 정말 순식간이었다.


나이트에서 처음 만났을 때

이 여자 느낌 괜찮네? 어라? 오늘 나한테 잘 넘어오네?

나 오늘 부킹 성공한 거 같아라고 생각하며

자신감 뿜뿜을 내뱉으며 마지막 투명기타 피날레를 장식하며 비호감의 종지부를 찍어댔던 그 남자.


다음 만남에 본격적으로 꼬셔볼까 했다가

난쟁이 똥자루 칠렐레 팔렐레 똥쟁이 그 여자한테 어쩌다 잘생겼다는 말로 고백받아 넘어가 결혼까지 하게 된

사고뭉치 여자.


천 번 만 번 서로에게 속은 거 같고 배신감 느낀 결혼생활 속에서도 우리가 더욱더 애틋해질 수 있었던 비결은


남편이 내게 마법을 걸었던 재밌는 남자였다.

이제는 얼굴만 봐도 빵빵 터지는 우리만의 개그코드는 다른 사소한 서운함도 커버해 줄 만큼 나를 행복하게 해 준다.


알고 보면 정 없고 쪼잔한 거 같고 피곤한 계획형 남자 같지만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 주고 아끼며 쪼잔한 게 아니라 경제관념 정확한 거고 본인은 피곤한 줄 모르는 가족구성원을 편안하게 이끄는 계획형의 이 남자

내게 정말 최고의 남자다.


칭찬에 약해서 부탁하기도 쉬운 이 남자.

어르고 달래기 쉬운 아기 같은 남자는 우연이 아니라 내게 최적화된 운명 같은 남자다.


가슴으로 낳는다는 말을 알게 해 준 큰아들과의

스토리도 참 많다.


남의 자식은 키우는 게 아니라는 말을 뼈저리게 되뇌고 울며 지냈던 숱한 날들, 큰아들 눈치 보느라 마음껏 이뻐해 주지 못했던 내가 낳은 둘째 아들,

그사이 재혼가정의 상처들로 얼룩진 우리 가족의 이야기들이 이제는 어느덧 밖으로 꺼낼 만큼 단단해지고 성숙해졌다.


남편과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책을 출간해 보고 싶어 도전을 했고 지금까지 부드럽지 못한 초고를 연재하는 시도를 해보았다.


생각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고 읽어주신 모든 독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더 좋은 내용들을 보충해서 곧 책으로 만나 뵙기를 기대해 봅니다~^^

제 이야기를 끝까지 읽어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좋은 이야기로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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