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이런게 아니었길 바랬다.

육아의 죄책감

by 천천히 한걸음

브런치 어플을 다운받고

들여다 보기를 며칠째.


어떤 글로 시작 할지

많이 고민해왔다.

나의 첫 브런치 글은 그러길 바랬다.


멋부린 티가 나지 않지만 트랜디하고 멋진 글



쓰고 나니 슬핏 헛웃음이 나지만

며칠을 저런글로 시작하리라 벼르고

또 벼르고 있었다.


그러나

2018년4월 나의 이 시작글은 지난밤

아이에게 못나게 짜증을 낸 워킹맘의

고해성사이다.


이름만으로 벌써 피곤하다.

워킹맘

일을 하며 아이를 키우는 엄마.

나이자 내 친구이자 내 동료들

유독 이 나라에서 더 힘든 계층



퇴근 길 시댁의 삼겹살 파티호출은

어쩔 수 없이 나를 날카롭게 만들었고

식사 후 기름진 설겆이 더미와

쇼파에 기대 앉은 남편의 자세를

마주친 나는 이미 사방 위험한 짐승이었다.


짐승의 제물이 된

40여개월 새끼는 어미의 눈치와

할미의 비호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다

울음을 터트리고 잠들었다.


울며 잠들고 일어난 아침은

도우미 이모의 재촉으로 시작되었을 것이다.

이제는 슬픈 짐승이 된 어미는 출근길

자동차 엑셀레이터를 구겨 밟는 것으로

어딜 향하는지 모를 분노를 표해본다.


하루의 모든 시간

나와 아이에게 사죄한다.

나와 아이에게 연민한다.


조금 있다 만나자 내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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