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 일기_2] 아침 패턴 정착하기

양치하고 머리 감기가 이렇게 중요하답니다.

by 천천히 한걸음

20년 가까이 새벽 알람에 눈을 뜨고 기계적으로 양치를 하고 머리를 감는 일상을 지속 해왔다.

사회 구성원으로 출근하기 위한 최소한의 절차라고나 할까?

그 당연한 절차에 의구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

그나마 씻고 다듬어야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얼굴이라고 해두자.


휴직 2일 차 아침 , 어김없이 울리는 알람을 끄고 욕실로 향하다 문득 든 생각 하나

"어.. 굳이 이 새벽에 머리 감고 그럴 필요 있나? 그냥 애 학교 보내 놓고 천천히...?

오호 괜찮은데..."


그러다 문득 정신을 차렸다. 사람은 자고로 씻어야 활동을 한다.

당연한 소리를 너무도 당연하게 할 수밖에 없어 미안하지만 ,

그만큼 게으른 사람이란 소리를 에둘러하는 것이다.


머리 한 번 새차게 흔들어 주고 다짐한다.

' 매일 아침 같은 시각 일어나 미지근한 물 한 컵 충분히 마셔주고 (찬물 마시기가 안 좋다는 걸 얼마 전에 알았다.) 양치와 가글 하고, 세수와 머리 감기 후 간단한 기초 바르기 '

이걸 하루 시작의 패턴으로 꼭 정하자.

그래야 길지 않은 아이 하교 전 오전 시간을 내가 직접 쓸 수 있다.

다시 침대 속으로 기어 들어가고 싶은 유혹도 떨쳐 낼 수 있다.

오늘 하루 모자 푹 눌러쓰고 주민들 눈인사를 피해 갈 이유도 없어진다.


휴직(休職)이라 쓰는 게 마음에 안 들었던 때가 있었다.

휴직 말고 단직(斷職)이 맞는 게 아닐까 생각했었다.

쉬는 게 아니다. 고단한 육체 조금 쉬게 하자는 게 아니었다.


그래서 오늘까지 딱 10일째 ( 이쯤에서 틈을 내어 밝혀본다.

나의 휴직 일기는 시간의 순서와 일치하지 않는다. 기억과 감정의 단편들에 따라 흘러가고 있다. 당분간은)

나와의 약속은 아직은 한 번도 깨어지지 않았다.


누가 들으면 그 당연한 것을 뭘 그렇게 떠들어 대냐 하겠지만 어쨌거나 나는

아침 패턴을 정했고, 무려 10일째 실천 중이다.

이로써 나와의 작은 약속을 지켜 나간다.


<오늘의 휴직 단상>

생활은 습관이 짜낸 천에 불과하다.

_ 앙리 프레데릭 아미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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