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라 어머님댁에 다녀왔다.
도보 3분 거리에 살 때는 주말이라도 절대
내가 먼저 가겠다고 한 적이 없었다.
차로 30분 거리로 이사 온 지 3년째
특별한 일이 없는 주말엔 거의 어머님댁에 간다.
뭐가 어떻게 달라진 건지 잘 모르겠지만
출발할 때 마음이 예전만큼 답답하진 않아졌다.
한 달 전 출산 한 동서네의 셋째 아기가 아파서 입원했다고 하여 안쓰러웠다.
기저귀를 차고 있는 둘째와 유치원에 다니고 있다고
믿을 수 없이 작은 12월생 첫째가 맡겨져 있었다.
평소 동생이나 아기들을 좋아하는 아들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각별히 잘 놀아 주고
참아주라고 당부했다.
역시나 그럴 리 없었고, 거실 한편에 놓인 안마의자를 요새 삼아 티브이를 보고 있는 오빠에게 다가간
첫 째 동생은 “저리 가. 오빠 혼자 있고 싶어”를
세 번이나 듣고서야 시무룩해져서 내려왔다.
외동아들만 키워본 나는 아이들 간의 작은
다툼이나 관계형성에 대한 대처 능력이 아예 없다.
결국 10살이나 먹은 오빠가 돼가지고 동생한테 그러면 쓰냐는 캐캐묵은 고릿적 대사를 읊으며
아이에게 화를 내고야 말았다.
언제나처럼 팔베개를 하고 10살이나 먹은 오빠를
안아 재우며 칭찬과 긍정의 타임 의식을 치렀지만
마음이 영 찜찜하다.
“오늘 우리 상하한테 엄마가 조금 실망하고 야단을 치기도 했지만, 그래도 우리 상하는 늘 밝고 따뜻한 엄마아기이자 오동통이야”라는 오늘의 칭찬 타임 대사에 이어 나와야 할 야옹이 소리가 없다.
아직 잠에 빠져들 타이밍은 아닌 것 같은데
눈을 감고 잠자코 있다.
그 태도조차 다시 되물어야 할까 하고 잠깐
고민해 보는 못난 어미는 오늘도 섬집아기 한 소절 불러주는 것으로 미안함을 대신해 본다.
아파트집 아들아 섬그늘에 굴 따러 가는 어미는 아니지만, 엄마가 들려주는 자장 칭찬은 언제나 진심임을 오늘은 특별히 더 알아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