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호스트의 말
말
말을 잘 하고 싶은데 말이 안 나와요.
말은 나오는데, 이게 맞는 말인지 싶어요.
말을 하고 있긴 한데, 이게 안 먹히는 것 같아요.
말......
참 쉬운 듯 하지만 어려운 말......
말을 잘 한다는 건 어떻게 한다는 이야기 일까?
말을 하라~~~
쉽게 생각해서, 말을 한다는 것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머릿속 가슴속에 자리 잡은, 또는 정리된 생각들을 소리 언어로 뱉는 것을 말을 한다라고 한다.
아, 여기서 하나 짚고 가자. 흔히들 소리 언어만을 말이라고 하는데,
내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는 소리 언어뿐 만이 아니다.
바디랭귀지도 말이다. 눈빛도 말이다. 때로는 침묵도 엄청난 힘을 가진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말을 한다라고 하면, 일단 입을 열고 시작하는데,
말이란 본인의 생각과 느낌을 전달하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모든 통로 , 수단을 말한다.
실제 방송에서 수년간 나는 말을 할 때 굳이 소리 언어만 이용하지는 않았다. 침묵, 눈빛, 손짓, 몸짓 모든 것이 말이다.
예를 들어보자. 한참 엄마가 아이 때문에 열이 올라, 아이를 쏘아붙이며 다다다다 쉬지 않고 하이톤으로 내뱉으며 아이를 나무란다.
아이는 듣는 둥 마는 둥 엄마를 보든 둥 마는 둥
개 무 시~~~~
아이를 야단칠 때 쉬지 않고 내뱉는 잔소리보다 저음으로 천천히 눈을 쏘아보며..... 이때 3-4초 정도의 정적~~~(레이저 쏠 시간 ^^)
"너~~~~~ 엄마가 이야기했지?.......... 침묵....
다시, 레이저~~~~ ㅋㅋㅋ
오히려 이렇게 포즈, 소리 언어의 공백을 중간중간 섞어서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쉬지 않고 쏘아붙이는 음성 언어보다 더 잘 먹힌다는 경험을 해 본 엄마들은 침묵 언어가 주는 힘을 아시리라 믿는다.
때론 영화의 음향이 그 어떤 대사보다 울림이 크다는 걸 우리는 안다.
무서운 장면 소름 돋는 배경음악, 다들 숨죽여 주인공의 여정을 따라가노라면 뭔가 섬뜩한 물체가 나타날 것 같은 순간....
모든 음악은 꺼지고 주인공의 심장 소리만 쿵~쿵~쿵 떨리듯 들려온다. 정적 속 심장소리는 그 어떤 대사보다 무섭다.
최근 본 영화 중에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다큐 "노무현입니다."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스토리들이 격정적으로 고조되는 가운데 마지막 노무현 대통령의 상여 차와 광화문에 민중들이 모여 격정의 눈물바다가 되는 그 순간...... 감독은 모든 소리를 차단한다.
스크린 앞의 관람객들의 흐느낌, 울음소리, 그리고 관객 스스로의 마음의 소리와 만나길 바라는 마음이었을까? 영화의 하이라이트에는 그 어떤 음향도 그 어떤 장식도 없었다.
오히려 무음이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온 영화...
감독은 소리 언어를 적절히 잘 사용하였다. 침묵이 주는 힘이다.
후배들에게 말을 해~~~~ 말을~~!!!
이렇게 얘기하면, 일단 입부터 열고 본다. 무슨 말을 뱉는지, 무슨 생각을 전달할지, 어디서 시작하고, 어디까지 매듭을 지어야 할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없다.
말을 잘 해보자의 의미는 소리 언어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고 시작하자.
말은 소리, 표정, 눈물, 웃음, 몸짓, 침묵, 사람이 가지고 있는 몸 그 자체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