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은정쇼호스트 Oct 13. 2017

고객은 미로찾기를 즐거워하지 않는다.

고객은 미로 찾기를 즐거워하지 않는다. 


욕심껏 잘 팔고 싶은 마음, 그 마음으로 장사를 망칠 때가 많다. 

욕심을 부리면, 부릴 수록, 할 말이 너무 많아지는데, 그렇게 되면, 플랫폼이 지저분해진다. 모든 이야기를 두서 없이 쏟아 내고, 하고 싶은 말을 축약없이 다 뱉어버리며, 모든 걸 다 총 동원한다.

진짜 '봐야 될 글' '들어야 할 말'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1. 회사가 추구하는 핵심 메세지


기업이 판매하는 상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 

예를 들면, 구글이 늘 외치는, 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라는 캐치프레이즈는 심플한 구글 홈페이지 대문에서도 느껴진다. 광고로 도배질을 해, 고객의 탐색 과정에 장애물을 만든다거나, 광고에 끌려다녀 객관성을 상실하게 그대로 방치한다거나, 원치 않는 광고로 고객을 혼란스럽게 만들지 않겠다는 '구글'의 마음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고객이 목적지에 잘 도달하도록 '착하게 돕는 기업' 이 되고자 하는 철학이 깔려있다. 플랫폼 디자인에도, 기업 운영에도, 사무실 환경에도, 직원을 대하는 자세에도 말이다. 

스타벅스는 커피를 팔지 않는다. 커피 문화를 판매한다. 스타벅스의 텀블러의 디자인, 테이블의색깔, 매장의 동선, 상품 배치는 그냥 갑자기 생겨난 게 아니다. 회사가 추구하는 철학, 심볼, 이미지, 가치, 캐치프레이즈 등은 쉽게 바꾸어서는 안된다. 코카콜라는 100년이 지나도 그 맛 그대로여야 한다. 색다른 맛으로 신상 코카콜라가 나왔을 때, 시장의 반응은 쎄~~했다. '즐거움을 나눠요. 코카콜라~~' 코카콜라에는 항상 즐거운 유년시절의 추억이 있고, 신나는 경험 속에 늘 곁에 있었고, 나의 추억과 함께 하고, 앞으로도 나와 함께할 언제어디서나 코카콜라로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다. 맛이 변한다는 건, 추억의 변질을 의미한다. 미국 스테이크 소스의 대명사 A1 은 소고기 값이 한 참 오를 때, 닭고기 소비량이 늘어나는 것을 보고 닭고기 소스를 출시한 적이 있다. 역시, 시장반응은 차가웠다. 1년을 못버텼다. 상품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가 상품에도, 홍보물에도, 기업 웹 페이지에도 한결 같은 목소리로 쭉 이어져야 한다. 흔들려서도 안된다. 핵심 가치를 사내직원 모두가 공유해야 하고, 그 가치를 바탕으로 제품을 만들고, 홍보해야 한다. 



2.핵심 메세지로 플랫폼이 돌아가야 한다. 


사이트 어디를 대충 훑어 보더라도, 이 사이트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세지가 느껴져야 한다. 

'당신의 가장 좋은 선택 GS 샵' 이라는 캐치 프레이즈로 지에스가 설립 될 때, 회사 메인 화면에 로고도 거기에 맞게 동일한 기조를 유지한다. 

고객이 사이트 내에서 상품 검색 할 때에도 심플하고 편안하게 할 수 있도록, 당신의 가장 좋은 선택을 가장 편한 방법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게 사이트가 되는 것이 지에스의 목적이다. 내가 검색했던 흔적들을 빅데이터가 캐치해, 유사한 다른 상품을 권해준다거나, 그동안 내 쇼핑 목록을 분석해, 어울릴 법한 카테고리에 다른 상품을 검색해서 제안해주기도 한다. 당신의 가장 좋은 선택을 위해서..... 



GS SHOP 에 로고 중 O 에 해당되는 곳에 ( ) 괄호 느낌으로 로고 디자인을 한 이유는 다양한 여러가지 상품 중 가장 좋은 걸 (  ) 괄호 속에 

골라서 담도록 도와드리겠다는 의미다. 그대가 소통하고자 하는 핵심 메세지, 혹은 그대의 기업의 캐치프레이즈는 무엇인가? 거기에 맞게 플랫폼이 구축되고 있는지 생각해 보셨는가? 만약 플랫폼의 각 페이지 마다 다 다른 소리를 내고 있다면??? 심각하게 고민해볼 문제다 .


3.고객에게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하고 싶은 말이 많으면, 이런 준비물을 가지고 오신다. 




이미 자막에 다 들어가 있는 내용을 판넬로 열 개씩 스무개씩 만들어 오신다. 왜? 불안하기 때문이다. 테이블 곳곳에 붙이시고, 장식하시고, 상품 곳곳에 이것 저것 붙여 놓으신다. 해야할 말을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혹시 몰라서 만들어오신다. 혹시 더 필요할까봐. 자막에 내용이 중복 될 때는 난 판넬을 거의 안든다. 또, 자세히 판넬을 보면, 꼭 해야할 말보다는 자막 내용의 중복인 경우가 더 많다. 협력사가 이렇게 정성껏 만들어 오시면, 협력사의 '정성'을 생각해서, 열심히 판넬을 다 보여주는 진행자들도 있지만, 난 그냥 안쓴다. 처음부터 협의 된 내용 아니면 만들어 오지 말라고 말씀드린다. 온 화면을 '글'로 채워서 방송을 하게 되면, 고객은 피곤함을 느낀다. 뭘 봐야 될지 모른다. 뭐가 핵심인지 모를때가 많다. 때론 강의할 때 프리젠테이션 보충 자료가 방해가 될 때가 있다. 오히려 서로의 눈을 보면서, 깊이 있게 이야기 하는 게 더 설득력이 있지, 프리젠테이션 준비로 온갖 글자와 이미지가 가득 담긴 자료를 보충 자료랍시고 계속 보여주다가 청중들을 혼란 스럽게 만들 곤 한다. 지금 글을 보라는 거야? 이야기를 들으라는 거야???


홈쇼핑에서는  자막글의 갯수를 제한한다. 자막의 양에 대한 규칙을 정해서, 피디가 자막에 소설을 못쓰게 한다. 되도록 짧은 자막에 적은 글로 커뮤니케이션하도록 한다. 이렇게 훈련된 많은 피디들은 다 시인들이다. 압축 언어의 귀재들이 된다. 알짜만 딱 보고, 바로 딱 살 수 있도록~~!!! 


홈페이지도 마찬가지다. 핵심 메세지를 정하고, 그 메세지에 따른 짧은 압축 글과 이미지를  보여주고, 더 부가적인 부분은 관심있는 사람만 따로 들어가서 볼 수 있도록 해 둔다. 묶을 것을 잘 묶고, 덩어리로 만들 건 덩어리로 모아 놓아야 한다. 모든 이야기를 다 펼쳐 놓으면, 어떻게 찾아 들어가서, 무엇부터 봐야 될지 모른다. 그대의 사이트에 고객들이 혹시나 길을 잃고 헤메는 건 아닌지 고민해 보길 바란다. 제조사 입장에서 할말이 많을거다. 그 많은 말을 다 토해서 다 일일히 쏟아 부어서 마트 전단지스러운 플랫폼은 아닌지, 혹은 고객이 그대의 플랫폼 안에서 어디로 가야 될지 모를, 미로찾기를 하고 있는 건 아닌지, 곰곰히 생각해보자. 








정말, 필요한 글만 ~~!! 콕 짚어서, 볼 것만 보고 '빨리' 결정하게 하자.


매거진의 이전글 업계 관행이라는 프레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