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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은정쇼호스트 Aug 11. 2017

온몸으로 판매하라.

느낌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어떤 스웨터든지 양팔이 다 달려 있잖아요.   

그리고 순모는 순모일 따름입니다. 사실 상품은 다 비슷하지요. 

차이를 만드는 차이는 커뮤니케이션입니다.     

<가디언>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할 것인가??

처음 받자마자, 너무 심플 한 이 파스 같이 생긴 상품을 가지고, 무슨 말을 할 수 있을지.... 난감했다. 생각보다 너무 심플하게 생긴 '휴족시간' 그냥 딱 보면 파스다.



앰디는 앉자마자, 일단 은정~~!!! 붙이고 시작하자. 그냥 막 붙여~~~!!!!

뭐, 그래 붙여보지 뭐...... 마치, 모내기하러 논에 들어가는 일꾼 마냥, 바짓단을 허벅지 위까지 야무지게도 올려붙였더랬다. 회의 시간엔  엄숙, 내숭~~!!!  이런 건 우리 체질에 안 맞다.

종아리, 발바닥 발목 있는 대로 6장 정도 붙였던 것 같다.

몇 초 지났을 까? 뼛속을 뚫고 들어가는 듯이 이 얼얼하면서 시원한 느낌~~~~!!! 대체 뭐지?

오~~~~ 이 느낌이구나.

한마디로 냉파스였다.

뜨거운 파스가 아니라, 시원한 파스 ~~!!!!


그럼 이 심플한 파스를 어떻게 팔 것인가??  시연으로 보여줄 것도, 화면으로 설명할 것도 너무나 제한 적인 이런 상품은 대체 어떻게 팔아야 할 것인가??

정공법으로 가자~~~~!!!!

있는 그대로 내 느낌만 쭉~~~~ 말하고 나오자~~!!! 이게 전략이었다.

팩 하나에 몇 장이 있고요. 얼마나 드리고요. 붙이면 시원하고요. 아무 쓸데없는 멘트들 늘어놓을 것 없이, 사실, 진짜 보여주면서 설명할 게 별로 없는 단순한 상품들은, 충분한 고민을 하지 않으면 5분도 안돼, 멘트 창고에 멘트가 고갈됨을 느끼게 된다.

난 '느낌 적인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그 느낌이 강림하시기를 기다리면서,

이곳저곳 붙여가며 몇 날 며칠 몸이 말하는 느낌을 받아 적었다.


애 보느라, 나도 모르게 승모근이 돌댕이인 나

애 본다고, 여행가도 발마사지 한 번 못 받는 엄마들, 돈이 있다 해도, 애를 한 시간씩 그냥 내버려둘 수 없으니, 엄마들에게 마사지는 그림의 떡이다.

조금만 피곤해도, 조금만 걸어도 다리는 코끼리 다리 마냥 팅팅 부어버리고,

어깨는 내려앉을 것 같고,

이 피곤함으로 오늘도 육아하고, 살림하고, 일하고......

갑자기 울컥ㅜㅜ

이런 나와 같은 엄마들에게 휴족시간은 힐링 그 자체가 아닐까 싶었다.

철저히, 힐링, 피로회복으로 초점을 맞춰서, 내가 느낀 느낌들, 붙였을 때의 상황들을 적나라게 구체적으로 이야기했다.

공감부터가 시작이다. ( 나도 피곤해, 너도 피곤해, 우리 피곤해 ) ---> 그럼 우리 이야기 좀 나눠볼까? ( 뭐가 힘들었어? 언제 힘들었어? 어떤 상황이 널 힘들게 했어? 어디 있을 때 주로 힘들었어??)

-----> 소통  그래, 너도 많이 힘들었겠다. 나도 많이 힘들었어. 나도 똑같이 힘들었어 이야기 들어볼래? ( 구매를 권하는 게 아니라, 서로의 마음이 오갈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 )

-----> 믿음 ( 우린 서로 믿는 사이, 굳건한 사이 )

같은 입장에서, 동일한 선상에서 온전한 나의 경험과 느낌을 '솔직하게' 전달할 때, 소통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진다.


이런 상품의 경우 나는 더 직설적이고, 더 보통 엄마가 된다.

다리가 많이 아프셨죠?라고 얘기하지 않는다.

정말, 발목이 끊어질 것처럼 힘들 때 있지 않냐고 물어본다.

애 엎고 마트라도 갔다 오면, 진짜 발목이 끊어질 것 같다. 그럼 난 그냥 그대로 발목 끊어질 것 같은 느낌 없었냐고 고객에게 물어본다. 있는 그대로.....

애 데리고 여행 갔다 오면, 발바닥에는 불이 난다.

난 좀 더 직설적이고, 정제되지 않은 언어로, 평소 우리가 다리 아파 죽을 것 같은 상황을 '리얼'하게 얘기한다. 돌려 얘기하거나, 예쁘게 얘기하지 않는다.

붙여 보세요. 시원해요. oh NO~~~~!!!!

더 구체적으로 더 느낌을 담아서....

여러분, 붙여볼까요? 아~~~~ 이 찌릿찌릿하면서, 아찔하고 얼얼하다 싶은 냉기가 피부를 뚫고, 혈관을 지나 마치 뼛속까지 얼얼하게 만드는 듯하다.

진짜, 요렇게 이야기한다. 그림으로 연상이 되듯이....

카메라 앞에만 서면, 예쁘게 얘기하려고, 무진장 정제해서 얘기하는 호스트들이 많다. 물론 다 좋다. 하지만, 평소에는 전혀 그렇게 쓰지 않는 말을 마치 '방송용어' 인양, 너무 정제해서 얘기하면 직선코스로 갈 말이 계속 유턴해서 돌아가게 된다.

내 삘 대로~~~ 있는 그대로 가자~~!!

요런 게 내 전략이라면 전략~~~!!

꾸미지 않고, 소탈하게 느낌 그대로 때론 '날것' 그대로...

첫 론칭 방송 한 시간 방송 예정에 채 30분 못 채우고 sold out~~!!!

목표 대비 300 % 달성~~!!!

요런 게 방송하는 재미가 아닐까 싶다.

믿음은 소통에서 나오고, 소통은 공감에서 나오고, 그 '공감'이란 서로의 벽이 없을 때 만들어진다.  얼마든지 우리 서로 오픈하고 깔깔거리며 한 바탕 같이 웃을 수 있는 사이.


나는 그냥 이런 사람입니다.

나는 그냥 동네에서 편한 고무줄 바지에 슬리퍼 신고 다니는 평범한 아줌마입니다.

나는 사랑스러운 7살 딸아이 키우는 아이 엄마입니다.

나는 밥해서 나눠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나는 동물과 환경을 사랑합니다.

나는 주변 사람들의 좋은 벗이 되고자 합니다.

나는...... 그저, 평범한 한 사람입니다. 


그저 카메라 앞에 자주 서는 거 하나 다를 뿐,

난  지극히 평범한 그저 상품 소개하는 게 업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스승이라 생각하며, 더 배우고 더 들으려는 마음, 그런 마음으로 죽을 때까지 살고 싶다.

고객에게 배우고, 고객과 함께하며, 고객들 덕분에 즐거운 쇼핑호스트

홈쇼핑 방송을 하다 보면, 상품 공부 보다, 사람 공부를 더 하는 것 같다.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할 것인가?

오늘도 깊이 되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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