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용품 -해피콜
해피콜의 판매전략
1. 튀어야 산다.
멍키스패너로 프라이팬 긁기, 자갈돌로 때리고 볶고 불 지지기, 매직으로 낙서하기 몇 kg 씩 소금을 쏟고 굽고 지지기...... 이게 다 뭐냐고?
해피콜 프라이팬 시연 내용이다. 홈쇼핑을 보면서 저건 마술 쇼인가? 라고 생각하게 만든 원조가 해피콜이 아닐까 싶다.
지금에야 많은 주방 업체들이 비슷한 시연을 만들어오지만, 14년 전 내가 처음으로 받아본 해피콜의 시연도는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이게........... 그러니깐 프라이팬으로 이런 걸 하자고요??"
해피콜이 달랐던 건, 다르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튀지? 어떻게 하면 보게 하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그걸 화면으로 보여주는 업체가 해피콜이다. 프라이팬은 요리하는 도구다. 그럼 요리 재료로만 잘 되는 걸 보여줘야 하나? 왜 꼭 프라이팬엔 요리만 볶아서 봐야 하지?
생각을 뒤집고, 거꾸로 생각하고, 반대로 생각하고, 남들과 다른 생각으로 새로움을 만들어 내는 기업.
심지어, 시연 하나를 짜기 위해서 여러 명이 합숙을 하면서 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을 거치고, 시연 연습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한다고 하니, 1초의 장면에 담아내는 그들의 시연은 그야말로 아트였다.
주방은 여자가?? oh no~~~!!!
또 하나의 큰 차이는 해피콜 방송을 진행하는 담당 진행자들은 잘 숙련된 남자 직원들이라는 것이다. 처음 업계의 반응은 하나 같았다. 남자가 주방을??
역시 해피콜은 달랐다. 어떤 극기 훈련에도 견디는 튼튼한 프라이팬, 냄비를 보여주기 위해서, 던지고 때리고 막~~ 다뤄줄 사람은 역시 힘 좋은 남자~~~!!! 풍채 좋고 , 힘 좋은 남자가 하는 게 제격이지. 회장님 생각은 늘 달랐다. 그리고 적중했다.
2. 결국은 품질이다.
그럼 멋지게 만들어진 "쇼"만으로 장사가 되는 건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건 아니다. 결국 장사는 보고 듣고 사게 된 고객이 집에서 써보고 좋아서 계속된 구매가 이뤄져야 하고, 나만 좋아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엄마에게도 친구에게도 주변인에게도 널리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해주어야 하며, 이 가게에 왔더니, 왠지 다른 것도 좋아서 또 사고 싶더라가 되어야 한다. 단골을 만들어야 한다. 그게 길고 오래가는 장사다.
홈쇼핑에서는 일명 '전환율'이라는 것을 관리하는데,
예를 들어 100을 팔아 80은 그대로 고객에게 가고 20은 반품으로 판매처로 돌아오면 전환율은 80이 되는 거고, 100을 팔았는데 30은 고객에게 가 있고, 70이 판매처로 돌아온다면 전환율은 30이 되는 거다.
결국 전환율이 높아야(고객이 반품 안 하고 그대로 집에 두고 써야) 좋은 상품이다.
다시 말해 전환율이 높다는 것은 만족하고 쓰는 상품이고, 계속 구매 의사가 있을 수 있는 상품이고, 품질 이슈가 적은 상품이다.
오늘 좌판 깔아 판매하고 내일은 어차피 안 볼 사람들이니깐.....대충 막 팔자. 대충 저렴한 재료로 많이 남겨 팔자라는 막가파식 보따리 장사, 일단 팔고 보자의 장사는 장사가 아니라 사기다.
결국은 상품 기획자, 상품 제조자는 이 상품의 수익률 너머에 보이는 사람을 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대한 잘 만들어야 한다. 보따리장수 마인드가 아니라면..... 내 가족이 쓸 제품, 먹을 제품을 기준으로 생각하고 만들자.
그러면 한 사람의 고객이 친구 10명을 몰고 오고, 그 친구가 또 10명을 몰고 와서 100명이 되고 그 친구가 또 10명을 몰고 와서 1,000명이 된다.
결국 가장 기본은 정직하게 정성 들인 상품이다.
해피콜이 롱런하는 이유 중 하나는 좋은 상품에 노력과 돈을 아끼지 않는 데 있다.
사실, 해피콜은 물건이 아주 다양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신기한 건 한 번 만들어진 제품은 10년 20년씩 장수한다는 것이다.
프라이팬도 신상으로 바뀌는데 5년 넘게 걸렸다.
왜 이렇게 제품 개발의 시간이 오래 걸리냐고 이사님께 여쭤봤더니, 제품 개발할 때는 천천히 오래 길게 꼼꼼하게 하신다고 한다. 급하게 단시간에 개발된 제품은 불량률을 높이게 되고, 천천히 수년간 오랫동안 테스트하고 실패하고 버리고 다시 연구한 시간이 길면 길수록 안정적이고 높은 퀄리티의 제품이 나온다고 하셨다. 아..... 해피콜은 다르구나. 맛있는 맛집 메뉴판엔 늘 메뉴가 몇 개 없지만, 그 집 아니면 이런 맛 못 내는 맛집 같은 느낌.
아, 역시 해피콜이다.
3. 시장은 깊고 넓고 무한하다.
주방용품의 특성상 특히 냄비의 경우는 우리끼리는 "빵꾸나지 않으면 안 바꾸는 상품"이라 얘기한다. 그만큼 상품 교체 연수가 길다.
한 번 사면 굉장히 오래 쓰기 때문에 빠른 소비와 재구매 주기를 당기는 데는 어느 정도의 한계가 있다.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이유이다.
국내 시장에서 주방 용품의 호기는 90년대 말부터 2008년 정도로 보고 있다. 그 이후로 홈쇼핑 주방 산업이 전반적으로 침체기를 맞이한다.
이유는 너무 명확하다. 홈쇼핑이라는 매체가 철저하게 주부를 위한 매체이고 주요 메인 고객층이 40대 50대기 때문이다. 90년대 초반대의 홈쇼핑 고객들이 이제 나이를 먹고 50대 60대 고객이 되었고, 이제 신규로 유입되어야 할 40대 고객들은 너무나 젊다. TV매체 말고도 다양한 모바일, 인터넷, 기타 다른 매체를 통한 쇼핑을 더 선호하는 고객이다.
오랜 기간 주방 침체기에도 불구하고, 노장은 죽지 않았다를 보여주는 기업이 해피콜이고, 해피콜의 공격적 마케팅은 해외로 뻗어 나간다. 특히, 홈쇼핑의 해외 진출과 더불어 중국 시장과 동남아 시장 진출은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다.
홈쇼핑이라는 것이 없던 나라에 화려한 쇼라는 게 뭔지를 보여줬으니, 홈쇼핑 한류 열풍의 중심에 해피콜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