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은정쇼호스트 Aug 30. 2017

소비의 진화

패션..... 그리고, 홈쇼핑 

패션은 패스트푸드다. 

후딱 먹어 치우고, 후딱 배를 채우고,

또 후딱 또 다른 먹을 것이 없나 찾아 나선다. 


고객의 입맛은 수시로, 너무 자주, 너무 빨리 변한다. 

옛날처럼, 하루 종일 심사숙고해서 산 옷을 10년 동안 걸어 두며,  매해 꺼내 입는 사람은 없다. 


F.A.S.H.I.O.N


빠르게

빠른 유행을 반영해서, 

더 빠르게 변하는 파트가 패션 카테고리다. 



사골국 패션 vs 패스트 패션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우린 SS 신상, FW 신상이라 상품을 명명하면서, 그 계절 내내 고아서, 우려서 팔았더랬다. 팔다 남으면 그다음 해 봄에도 끼 억 끼 억 팔았더랬다.

하도 많이 찍어내고 , 하도 많이 팔아서, 간혹 내가 산 가방, 코트를 심심찮게 지하철에서 목격하는 사례도 잦았다.

나랑 똑같은 트레이닝복을 입은 사람을 목격한 그 날은 왠지 기분이 영 게운치 않았다. 그 날 이후 그 트레이닝복은 바깥나들이를 못 나왔다. 


2008년 자라가 우리나라 땅을 처음 밟았던 그 날부터 였을까? 

고객의 입맛은 더 까다로워지셨고, 더 쉽게, 더 빨리 질려라 하셨다. 

어찌 보면 일주일에 두 번씩 새로운 옷을 전 세계에 뿌려 주는 자라에서, 매주 보는 재미, 입는 재미를 즐기며 구입하는 것이 더 새롭고, 즐거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홈쇼핑 패션 방송 매출은 2008년 이후, 몇 년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언제 봐도, 늘 같은 옷만 주구 장창 파는 옷가게에 손님이 떠나시는 건 당연지사. 죽어가는 패션에 인공호흡기를 달아줘야 했다. 2012년부터 우리는  공격적 패션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뉴욕, 런던, 밀라노, 파리 등 패션의 중심지에서 컬렉션을 진행하고, 국내외 유명 디자이너들과 손을 잡고, 디자인 혁신에 공을 들이기 시작한다. 


※그래픽=박종규 ※올해는 상반기까지 ※패션은 의류, 잡화, 속옷 포함. 이미용은 제외 ※자료: 각사 취합

빨리 치고 빠지자 


한 번에 5만 장씩 10만 장씩 찍어 되던 못된(?) 습관은 갖다 버리자. 

그래. 빨리 치고 빠지는 거야. 빨리 대응하지 못하면, 망하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시즌 별로 상품을 기획해서, 대량으로 유통했던 과거의 방식을 버리고, 소 품종으로 짧게 반짝 빨리 치고 빠지는 방송을 만들기로 했다. 

보통 한 시간에 하나의 아이템으로 진행되는 홈쇼핑에서, 패션 방송은 한 시간에 2-3개 이상 진행하도록 시간 배분부터 다시 짰다. 그러니깐 한 아이템을 십분 보고 빨리 사고 끝낼 수 있게.... 지금 십분 안에 결정 못하면 또다시 볼 수 없게.... 정말 그랬다. 

방송 3-4번 할 분량만 찍어 내고 추이를 보고, 문을 닫을지 더 생산할지, 아니면 디자인 변형을 줘서, 다른 신상을 다시 출시할지를 고민했다. 

뷔페 같은 패션 방송을 만드는 게 목표였다. 내 입에 안 맞으면 또 금방 뚝딱 다른 상품을 고르면 그만인 거다. 

소비자의 구매 패턴이 달라지고 있다. 맞추지 못하면 끝이다. 


알고 보니 오 만원 


독특하고, 세련되고, 핫 하고 감각 있고, 어디서 비싸게 주고 샀나 했더니....


알고 보니 오 만원 ~~


ZARA, MANGO, H&M, Forever21, Uniqlo. 그야말로 패스트 패션의 전성시대다. 

고객은 쉽게 구입하고, 쉽게 버리고, 또 쉽게 사신다. 하지만, 스타일 구기는 제품은 Oh NO~~~~!!!!! 디자인 좋으면서 싸게 살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한다. 

내 구미에 딱 맞고, 나를 돋보이게 해주면서, 하지만 결코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옛날처럼 싸다고 많이 준다고, 먹히는 시대는 끝났다.  스타일~~~!!!! 스타일로 승부를 보자. 



 좀 다르긴 합니다만..... 


눈 높은 고객의 구미를 맞추기 위해, 트렌드를 빨리 캐치하고, 먹기 좋게 잘 발라서, 보암직도 먹음직도 하게 밥상을 차려보자. 

10년 전만 해도, 명품 st ( 일면 짝퉁)라고 하면, 명품도 아닌 것이 명품도 아닌 주제에, 어디 감히 명품 비슷하게 따라 하냐는 식이였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미디어의 발달에는 한계란 없고, 이제  셀럽들과 sns로 소통도 가능한 시대 

우린  세계 패션 트렌드를 안방에서 쉽게 구경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덩달아 내 지갑은 얇지만, 눈은 명품 스타일에 꽂혀있어, 참으로 난감하기 그지없는 상황이란 말이다. 

사고 싶은데, 사기에는 너무 비싸고, 내 취향은 이미 고급 져서, 싸구려는 싫고...... 


기꺼이 우리가 맞추어 드리지요. 


( 이케아 쇼핑백 vs 발렌시아가 빅백 ) 







    <삼성가 여자들과 셀럽들이 사랑한 알라이아 백>





<GS 샵 크리스천 라크르와 펀칭 백 >



좀 더 멋져 보이게 

좀 더 고급스러워 보이게 

좀 더 핫 하게 


수백만 원을 주고 사야 되는 명품도 한 해 지나면 옛날 스타일이 되어 버린다. 

굳이 내가 그렇게 까지 비싸게, 심지어 몇 번 든다고...... 


차라리 비슷하지만 고급스럽고, 쉽게 여러 개 살 수 있는  몇 십만 원 대의 제품에 손이 더 가게 된다. 

한 시즌 안에서도 유행이 몇 번이고 바뀐다. 


적당한 가격에, 품질과 스타일은 더 그럴 사하게  홈쇼핑 패션을 그렇게 지금도  변하고 있다. 


( 지에스샵- 패션 디자이너들과 협업해 새로운 브랜드들을 선보이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해피콜 이야기 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