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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은정쇼호스트 Sep 14. 2017

신상은 나의 것

신상은 나의 것 


고객은 항상 새로운 것을 원하고, 자신을 남과 비교함으로써 상대적 만족을 얻으려 한다.       - 앤드류 카네기



내 안에 지킬 앤 하이드가 있다. 

군중 속에 조용하게 아무도 모르게  머물고 싶은 마음  그리고 누구보다 다르게 돋보이고 싶은 마음. 

우린 두 가지 상반된 욕망과 함께 삶을 꾸려 나간다. 

신상을 향한 우리의 욕망은 그 어떤 것보다 강렬하다. 새 집, 새 차, 새로 나온 가전제품, 새 옷, 새 가방.

더 짜릿하고 더 새로운 것에 우린 늘 목이 마르다. 

"하태 하태~~~~!!!! 일루 와~~~!!!!"


1. 끝없는 갈증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욕심.

사람에게 만족이란 없다. 만족이 없기에 사람은 자기 욕망의 덫에서 나오기가 힘들다. 

돈을 휴지처럼 써도 남아 돌 정도의 재력가라 해서 만족하는 삶을 사는 건 아니다. 법정 스님이 말씀하셨던 무소유라는 것도 결국 자족하고, 비우고 내려놓아야 진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뜻 이리라. 

우린 버리지 못한 물건 때문에  보관하느라 돈을 쓰고, 새로운 걸 구입하고 거기에  어울리는 또 다른 무엇을 사야겠기에 일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신상 가방엔 신상 구두를 맞춰줘야 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고 했으니 신상은 신상에 구색을 맞추며 산다. 


가슴속 채워지지 않는 사랑, 결핍, 때론 열등감이 화낌소비로 이어진다고 해서, 근본적인 '화'가 사라지진 않는다. 우린 끊임없이 소비한다. 무엇을 위해 사는지도 잊은 채,  행복하자고 돈을 쓰는 건지 돈을 쓰니깐 행복한 건지 모른 채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우린 때론  진짜 행복을 위해서 살기보다는 남들에게 행복해 보이기 위해서 산다.  오늘 먹었던 비싼 디저트 사진을  sns에 꼭 올려야 되고, 새 차를 뽑았다며 동네방네 자랑을 늘어놓아야, 내가 남들보다 위에 서 있는 착각을 한다. 일 년에 몇 번은 해외 어디 근사한 해변에 누워 석양을 바라보는 설정샷 정도는 올려주어야   행복하다고 믿는다.  지금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감사의 조건들이 많은  사람들도 페이스북이나 인스타에 도배된 더 화려하고, 더 '행복해 보이는' 사진을 보면서 어떻게 해서든 '소비'로 자신의 열등감 또는 부족해 보일지도 모를 '행복'을 돈으로 사려고 한다. 



 ( 사진 출처 - 샤넬 홈페이지 ) 



2. 결국 비교가 소비를 부추긴다.


신상을 향한 열망도 사실 일주일을 넘기기 힘들다. 잘 생각해 보자. 우리가 첫 차를 샀을 때의 기쁨이 일주일을 넘겼는지, 

다리가 터질 만큼 돌아다니다 산 그 가방을 얼마나 들고 다녔는지를.... 


어머, 이거 요즘 유행하는 거예요. 

다들, 요즘 연예인들 사이에서 핫 해요. 아이 엄마들 사이에서 이 상품은......

요즘 청담동 패션이 바로 이런 스타일 


뭐 말하자면 이런 식이다. 신상을 걸치고, 입고, 씹고 맛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불안'을 조장하는 사회 속에서 우린 오늘도 살아간다. 


3. 나르시시즘과 소비자 


엄마는 말씀하셨다. 우리 애는 남과 다르다고, 그러고 보면 틀린 말도 아니다. 다르긴 하지. 70억 세계 인구에서 나와 같은 사람은 그 어디에도 없으니 말이다. 우린 일찍이 엄마 뱃속에서부터 자기애를 성립시켜 왔다. 남의 집 귀한 자식이다. 우리 모두는 말이다.

그래서, 고객을 대할 때도 그들이 '남의 집 귀한 자식'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들의 '자기애'에 상처를 줘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신상을 좋아하는 마음도 일종의 자기애의 표출(?)이라 생각된다. 내가 나를 사랑하고 있는데, 남들 또한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한 번 더 바라봐 주길 바라는 마음은 물건을 통해 표출된다. 


어머, 00 엄마 그 신발  어디 , 잡지에서 본 것 같은데, 샀구나. 너무 예쁘다. 

어머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 바지네요. 멋져요. 

우와 이게 그 유명한 전지현이 발랐다는 립스틱이에요. 저도 한 번 발라봐도 돼요? 


새롭게 반짝이는 것들을 소유함으로 인해, 나는 또 한 번 관심과 사랑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그 마음은 나를 사랑하고 더 아껴주려는 나르시시즘과 만나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자기애가 강할수록 우린 신상의 유혹에 쉽게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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