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가전 - 자이글
판을 바꾼 아이디어 - 자이글
미치도록 고기가 좋다고,
하지만 너무 뚱뚱해서 고민이었다고 했다.
자이글 대표의 말이다.
10년 전 100kg 이상 나가는 몸무게 때문에 고기는 좋은데, 살이 안 빠지니 먹고는 싶은데, 살은 찌고........
엄청난 고기 마니아로서는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나 보다.
그리하여, 날씬하게 기름 뺀 담백한 고기를 먹고자 했던 열망(?)으로 수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자이글'이 탄생되었다.
5년 전 '자이글'이라는 제품을 회사로 가지고 왔을 때만 하더라도, 그저 그런 많고 많은 그릴류 중에 하나라고 생각했다. 20여 년 홈쇼핑 역사에 거쳐간 그릴만 하더라도 수십여 가지가 넘고, 대부분의 그릴 방송의 수명이 길어야 2-3년 정도였기에, 많고 많은 그릴 중 살짝 튀는 뭐, 그런 그릴이라 생각했다.
첫 미팅 시간에 제품을 봤을 때도 그냥 호롱불처럼 생긴 독특한 전기로 굽는구나 정도였고, 이렇게 오랜 시간 꾸준하게 인기 있으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출처 ) 자이글 홈페이지
10여 년 전 한국 시장 진입이 어려웠던 자이글은 제품 가능성을 일본에서 인정받기 시작한다.
오히려 일본 홈쇼핑에서 이미 조짐을 발견했고, 매 방송 매진을 기록하며, 한국 홈쇼핑 관계자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지금은 홈쇼핑 방송을 단일 상품 그릴로만 8년 넘게 진행하고 있으니, 스테디셀러임엔 분명하다.
간단히 말하자면 원리는 심플하다.
상단에 전기 열선에서 뜨거운 열기가 원적외선을 아래로 쏘아주고, 하단 불판은 복사열로 데워져서 구워지는 원리인데, 원적외선의 열 파장이 깊고 길게 침투해서, 재료의 속과 겉이 동시에 골고루 익게 되는 제품이었다.
보통 가스 불이나, 숯불에서 고기를 구우면 겉에서 속으로 익기까지 겉이 오버해서 구워지니 딱딱해 지기 쉬운데, 자이글은 동시에 익으니 촉촉한 수육 같은 느낌을 준다.
여기에 히트는 바로 편리함,
이건 그 어떤 제품에서도 보지 못했던 '깔끔함' 그 자체였다.
가령, 우리가 기름 많은 삼겹살이나 오리를 구우면 사방에 기름이 튀는 건 당연지사라 여겨왔다.
신기하게도 자이글은 기름이 튀지 않고 상단에 있는 고열의 열선이 올라가려는 기름을 연소시켜 자체 소멸시켜버린다. 한두 방울 정도야 어쩌다 튄다 해도 정말 주변에 행주 질 할 일이 없게 만들어 준 그릴이 자이글이었다.
방송에서 생선이나 삼겹살을 계속 구우면서 기름종이를 주변 식탁에 붙여봐도 붙지 않고 가볍게 날아가는 시연을 늘 보여주는 것도, 라이브 중에 기름이 튀지 않음을 실시간 확인시켜주기 위함이다.
사실 믿지 못했다.
처음 5년 전 미팅 시간에 기름 안 튀고, 연기 안 난다는 업체 담당자들의 설명에 '아 예~~~~'라고 대답은 했지만 가슴으로 믿지 못했다. 지금까지 20년 넘게 별별 상품이 다 있었지만 고기 굽는데 기름이 안 튀는 제품은 단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의심' 가득한 눈빛과 표정으로 한 시간 회의를 하고 나서 일주 일 뒤, 2차 회의 시간엔.....
자이글 담당자가 '삼겹살 한 근 '을 사 왔다. 지금 구워 먹으면서 회의하자고..... ( 난 이런 업체의 자세가 너무 좋다. 확신 있는 제품은 온 맘과 정성을 다해, 상대를 설득하고 그 확신을 상대의 마음에 심어 주고자 하는 노력, 믿음은 바이러스처럼 전이된다.)
창문도 없는 회의실에서 한 시간 내내 기름 안 튀고, 냄새 없이 고기가 구워지는 걸 보고
확신~~~~ 아, 이 놈은 될 놈이다.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좋은 제품 그리고 판매자의 확신이 함께 버무려지면서, 현재 자이글은, 최근 2년 연속 1,000억 매출을 기록하는 건실한 주방가전으로 자리매김했다.
고기를 구우면 냄새가 나는 건 당연한 일?? 기름이 튀는 건 늘 있는 일??
No~~~!!!!
매일 같이 고기를 먹었던 고기 마니아 대표는 이 불편함을 없애고 싶은 마음이 누구보다 컸으리라.
불편은 창조를 만든다. 불편은 새로운 시장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