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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은정쇼호스트 Sep 14. 2017

방송언어? 그게 뭔대?

혹자는 방송 하는 사람은 방송 언어를 써야 된다고 하지만, 난 '방송 언어'라는 말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냥, 바른 언어를 쓰는 거지. 방송 언어는 또 무어란 말인가? 마이크만 채우면 이상한 말투와 평소에 쓰지 않는 언어를 쓰는 이들이 제법 많다.  

방송에 들어가면, 마치 내가 '내가' 아닌 것 마냥, 온갖 포장지로 나를 가리는 이들이 있다. 그냥 진짜 '말'을 하면 그걸로 되는 것이다. 





겉 멋도 적당해야 봐 줄만 하다. 


적당히 하자. 적당히....제발 .쫌 쫌 


블랙 컬러, 화이트 컬러, 포인트 컬러, 엣지를 줘서, 밀키하게, 파우더리한 느낌을 살려, 터틀 네크라인에 , 트로피컬한 느낌을 살려 ......

이렇게 말할거면 그냥 영어로 방송해라. 영어를 섞어가며 어려운 전문 용어를 섞어야 멋있어 보이는 줄 안다. 

특별히 패션 용어로 꼭 이 단어가 아니면 안되는 게 아니라면, 세종대왕님이 섭섭해 하신다. 좋은 우리 말 표현을 더 연구하자. 


꼭 영어 단어를 많이 써야, 멋져 보인다는 생각을 버리자.  듣는 이가 제대로 이해하는 지, 듣고 싶은 말을 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하라. 말하는 중에도 조심하고, 고객의 반응을 살피고 '그들이 원하는 말' 이 좋은 말이다. 

듣고 싶은 말을 해라 .

멋 좀 그만 부리고 



제발, 평소 대로 해라. 


무게감이 있어요.  발림성이 좋아요. 

고객님, 오늘은 000 을 만나 보세요. 

고객님 000와 함께 하세요. 오늘 함께하실 상품은.....


자, 이 말을 남편한테 그대로 쓴다고 해보자 .

여보, 이 상품은 무게감이 있고, 발림성이 좋아. 

여보, 오늘은 내가 000찌게를 준비했어 만나 보실래요? 

여보, 000과 함께 해요. 오늘 함께해 보시죠. 


어떤가? 좋은가? 좋다면 말릴 수 없겠지만, 평소 내가 진짜 이런 식으로 가족에게, 친구에게 말을 한다면, 듣는 이의 반응은 어떨까? 

방송에서 나도 모르게 습관이 되어, '방송에서만 쓰는 말'과 평소 쓰는 말의 괴리가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또는 방송, 연설 준비 과정에서 '문어체'로 적은 말들이 나도 모르게 머릿속에 남아 그대로 튀어 나오기도 한다. 평소 방송 준비를 할 때도 '구어체'로 진행시트를 준비해보자. 

훨씬 매끄럽고 편안할 것이다. 자연스러운 대화는 '원래, 내 모습 그대로' 로 이야기 하는 것이다. 


여보, 이거 좀 무거워. 

여보, 이거 발라봐...쫙 먹어. 잘 받아. 흡수 짱이야. 

여보, 내가 0000 했거든 와서 맛 좀 봐.

여보, 000 어때? 콜~~??? 


차라리, 난 이렇게 말하는게 편하다. 나에게 방송 언어란 없다. 실제 내가 쓰는 말, 친구들과 가족에게 쓰는 말 그게 나에겐 진짜다 .

잠깐 눈을 감고, 생각해 보자. 나는 고객을 정말 '편하게' 생각하는지, 진짜 가족처럼 친구처럼 생각하는지, 그리고 진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지를..... 





자, 어깨 뽕을 빼시고.....



다리를 꼬고 앉아서 도도한 척 잔뜩 몸에 힘을 준다. 

팔짱을 끼면서 가르치듯 이야기 한다. 

가끔 손가락 끝으로 뭔가 가르키듯 때론, '삿대질' 같은 느낌의 손짓을 한다. 

내말 듣고 있어? 라고 추긍하 듯 눈에 힘이 들어간다 .


몸가짐은 항상 반듯하고, 너보다 어린 고객이 없다 생각하고 '정중하게' 고객 앞에 서라." 고 하셨다. 선배들은 손가짐, 다리 자세 모두, 고객을 대하는 마음 가짐이라고 하셨다. 우린 몸으로도 '말'을 하기 때문이다 .

내 몸가짐과 자세가 고객에 대한 나의 생각을 대변해 준다 .


소리에 힘을 빼라. 

고객은 집에서 소파에 편히 앉아 그대를 볼 것이다. 그런데, 그대는 마치 백만 군중들 앞에 연설을 하는 것 처럼, 고래고래 소리치진 않았는지,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면 듣는이가 피곤해 한다. 말하는 이도 곧 피곤함을 느낀다. 


내 앞에, 바로 내 옆에서 도란도란 얘기 나누는 친정엄마, 남편, 애인, 친구에게 대화하듯, 목과 어깨에 힘을 빼자. 

언제 봐도 편한 친구가 그대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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