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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은정쇼호스트 Oct 13. 2017

끝장나는 캐미 끝내주는 상품

모든 조직은 두 개의 조직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문서상의 조직도이고, 또 다른 하나는 기업 내 구성원 간의 일상적 관계다. - 해럴드 기닌


조직원들 간의 일상적 관계, 감정의 상호 교류, 단단하고 쫀쫀한 팀웤이 없이는, 결코 마케팅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은 조직원들의 캐미로 회사가 굴러간다. 조직원들이 '같은 마음'으로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 상품이 고객에게 전달하는 메세지를 '제대로' '정확히' 공유해야 한다. 다같이 한 방향으로 밀어 붙여야 한다. 한 방향으로 다같이 힘을 모아도, 힘이 딸릴 판에, 대체 어느 방향으로 밀라는 건지 감도 못잡고, 일을 한다면, 절대 그 기업은, 성장할 수 없다. 크다 만다. 



조직이 섞고 있구나. 라고 느낄 때.


1. 내 동료가 옆의 동료를 잡어먹으려고 한다. 동료를 적으로 생각한다. 

2. 같이 잘 되어, 같이 성장하는 게 아니라, 능력과 상관없는 특정인이 비합리적 기준으로 특혜를 받는다.

3.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상대가 모른다. 상대가 무슨일을 하는지 나도 모른다. 

4. 내가 하는 일의 의미를 모른다. 

5. 리더는 직원들의 잠재 능력을 개발하지 않는다 .

6. 리더는 직원들이 적당히 조용하게 잘 있어주길 바란다. 

7. 경영자와 직원들간의  상호 신뢰가 없다. 


아이디어는 흘러가야 한다. 위에서 아래로, 때론 아래에서 위로, 옆에서 옆으로.... 

가끔 협력사 분들이 모든 판을 다 짜오실 때가 있다. 심지어 쇼호스트에게 원하는 멘트를 대본으로 만들어 오셔서, 그대로 해달라고 부탁도 하신다. 어떤 마음인지 안다. 정말, 잘 하고 싶어서, 실수 없이 하고 싶어서 그런다는 것도 안다. sb 때 ( 공중파 광고시간 채널을 돌리다가 홈쇼핑으로 유입되는 고객수가 많은 시간) 영상 1,2,3 번 틀어주시고, 호스트는 이런 멘트 해주시고, 2분안에 다시 음악 틀어주시고.... 모든 걸 아주아주 자세히 적어서 가지고 오는 협력사가 꾀 있다. 이런 경우엔, 난 일을 열심히 안한다. 협력사는 나를 제대로 써먹을 준비가 안되어 있다. 이 상품은 무엇을 상징하고, 어떤 컨셉으로 어떤 방향으로 판매해야 되는지에 대한  기본 철학도 공유하지 않은 채, 지엽적인 것만 요구하신다. 다 들어드린다. 대신, 거기까지다. 


파트너가 정해지면, 그 파트너, 그 팀이 항상 나랑 다 맞을 수는 없다. 언제나 그랬다. 그럼, 맞춰가는 거다. 맞을 때까지 맞추고, 되게 하고, 같이 동화되고, 함께 작품을 만드는거다. 가끔 호스트 중에는 굳이 내가 게스트에게 뭘 맞춰줘야 하나? 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뭘 맞추는게 아니라, 같이 맞추는 거다. 방송 5분 전까지 한 마디도 안하다가 방송 들어가면 '질문' 몇 개 던지고, 그야 말로, 오늘 보고 또 안 볼 사람처럼 대한다. 방송이 절대 따뜻하고 즐거울 리가 없다. 다음에 또 안만나더라도, 오늘 내 옆에 파트너에게 가장 따뜻하게, 가장 친절하게 대해야 한다. 편안한 놀이터를 만들어 주어야, 초대받아 온 게스트들도 마음껏 놀다 간다. 마음껏 가진 것들을 풀고 간다. 그럴 때 판매가 훨씬 잘 된다. 

때로는 스튜디오에 들어가면 나는 '광대'가 된다. 일부러 더 밝게 카메라 감독들과 장난도 치고, 말도 걸고, 안부도 묻는다. 당연히 방송 진행 순서나 동선에 대한 논의도 한다. 하지만 반드시 그 전에 난 입을 풀고 간다. 그들의 의견을 듣고, 그들을 편안하게 해주고, 혼자하는게 아닌, 같이 방송하기 위해서다. 소품 담당팀들에게 나는 수다쟁이 언니다. 그들이 도와줘야 상품이 빛이 난다. 난 스튜디오에 들어가면 상품 세팅이 잘 보이는지, 소품이 너무 많아 상품을 가리지는 않는지, 더 필요한게 없는지 이것저것 요구한다. 그전에 커피도 사고, 먹을 것도 나누면서, '관계'를 만든다. 좋은 관계 편한 관계에서 서로 하는 일이 빛이 난다.같이 즐거울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결국 그들이 내 상품을 같이 만든다.


한 번은 방송 후 모니터링을 하는데, 배경음악이 굉장히 귀에 거슬렸다. 소리도 크고, 영어가사가 들어간 음악이라 내 멘트와 음악이 같이 섞여서 멘트 전달력이 떨어졌다. 음악 감독님의 영역이라 사실, 이렇다 저렇다 말하는게 자칫 잘못하면, 지적처럼 들릴 수 있기에, 아주 조심스럽게 부탁드렸다. 멘트 할때는 왠만하면 음악을 안깔았으면 좋겠다고, 그리고 정중히 부탁드렸다. 내가 왜 이런 요청을 드리는지 '이유'를 정확히 전달했다. 이유를 들으시고, 듣고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며, 신경써 주시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 다음 방송 부터는 아주아주 신경써 주셨다. 


때론, 내 의견이 아닐 때도 있다. 그러면 같이 논의하면 되는 거다. 난 '이유'가 납득이 안되는데, 윗 사람이 시키니깐 그냥 해야 된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본다. 리더는 팀원들이 납득이 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함께 아이디어를 모으고, 같이 가야 한다. 독고다이 나는 나 너는 너, 니네는 아직 멀었어. 내가 그냥 결정하면 돼~~~!!!그렇게 일하니깐 일이 제대로 안되는 거다. 그럼에도, 오늘날의 많은 기업들이 그냥 시키는 것만 해~~!! 끽 소리 말고, 나만 따라와라는 식이다. 팀원들이 스스로 기꺼이 자발적으로 일하게 만들지 못하면, 의견을 공유함에 있어 '자유로움'이 없다면, 절대 영업이 잘 될 턱이 없다. 혼자 파는 거 아니다. 같이 파는 거다. 혼자 잘난 거 아니다. 같이 도우면서 같이 가는 거다. 난 늘 파트너와의 캐미가 장사 성공의 반 이상은 좌우한다고 본다. 

이 집은 음식 맛은 좋은데, 직원들이 불친절하면 난 그 식당에 두 번은 안간다. 사장이 맛은 신경 썼는지 모르겠지만, 직원들의 행복은 신경을 못쓴 것 같다. 상품은 성능과 서비스가 한 몸이 되어 제공되는 거다. 상품을 기획하고 판매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그 모든 과정에서 '사람'이 존재한다. 상품 혼자 존재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빛나는 상품이 만들어 지기까지 '사람'이 있다. 사람을 키우고, 가꾸는 노력과 상품 개발은 한 몸이다. 

팀원들이 스스로 일할 수 있게 방향을 제시하고, 같은 방향으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일터 분위기가 조성이 될 때, 진짜 좋은 상품이 나올 수 있다. 물건 따로, 물건 파는 사람 따로가 아니기 때문이다. 


서로 떨어져 있을 땐 한방울에 불과하지만, 함께 모이면 우리는 바다가 된다. -류노스케 사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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