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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누크 Dec 20. 2020

가마슈 미스터리 시리즈

아름다운 퀘벡을 배경으로

올해 코로나 때문에 예전에 모르던 새로운 책들을 많이 접하게 되었는데 그 중 맘에 들었던 시리즈 중 하나인 가마슈 경감 시리즈. 영미권은 머릿수가 많은만큼 작가와 독자의 층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는 것을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실제 번역되어 나오는 책들을 보니 더 실감이 간다.

추리 미스터리 분야도 고전 이상으로 매우 다양한 현대 작가들의 작품이 있는것 같다. 루이즈 페니라는 작가가 쓴 이 가마슈 경감 시리즈는 특이하게도 캐나다 퀘벡 지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프랑스 문화권다운 풍부한 생활 문화의 묘사가 나같은 사람들에겐 매우 어필하는 부분이다. 또한 여류작가답게 살인에 대한 매우 인간적인 접근, 그리고 다양한 등장인물과 심리 묘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애거서 크리스티와 비슷한 느낌이다. 4번째 작품까지 연이어 봤는데 역시 여기에 그려지는 아름다운 배경이 가장 매력 포인트인 것 같다. 그런데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예전 포와로나 마플 시리즈를 읽을 때는 배경은 물론이고 캐릭터와 스토리 진행도 책을 놓지 못한 채 쭉쭉 읽었었는데 이젠 그게 잘 안 된다. 전체적인 구성은 참 비슷한 것 같은데.. 내가 변한 것일까? 이렇게 집중력이 떨어지고 불안정해진 지금의 나에게 여전히 잘 읽히는 것은 어렸을 때 보았던 크리스티 작품들이나 홈즈 시리즈, 그리고 심농까지다. 어쩌면 이게 고전의 반열에 오르냐 마냐의 미묘한 차이인 거 같기도 하고. 모르겠다. 아무튼 추운 겨울에 따뜻한 집에서 읽기 좋은 시리즈다. 우리보다 분명 겨울이 더 혹독한 지방이지만 그래서인지 아름다운 마을 풍경이나 맛있는 음식,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가 더 따뜻하게 다가온다. 역시 사람들을 결정하는 건 사는 모습이다. 지금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쓴다면 이런 따뜻한 색깔이 나올 수 있을까? 고유의 색은 많이 희미해졌는지 모르겠지만 따뜻함을 찾는 것은 아직 우리가 할 수 있는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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