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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후나 Aug 23. 2024

#13, 2024-08-23,유지보수 개발 계약 결정

오케이키 난임 커뮤니티 사업일기

유지, 보수 개발 계약 결정

1. 오늘의 업무

- 시험관 동료들의 지지를 받았다. 2022년부터 시험관 오픈채팅방에서 만나 우정을 쌓아 온 두 분, 설국 님과 희망 님. 어제 잠실 롯데몰에서 만나 거의 다 만들어진 okeiki.co.kr 홈페이지를 보여드리고, 테스트를 부탁드렸다. 바쁜 분들이지만 테스트를 해주시겠다는 말을 들으니 너무 든든했다. 그러면서 이런 서비스가 정말 꼭 필요하다고, 우리를 보라고 - 서로가 없었으면 그 고립감을 어떡할 거냐고. 그리고 시험관은 너무 쉬쉬하는 분위기/음지에서 이야기하는 분위기도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오케이키가 양지로 올려주는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런 말을 만나서 눈빛을 주고받으며 들으니 울컥했다. 다음에 만날 때는 내가 뭔가 보여줄 게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헤어졌다. 


- 그중 한 분과 첫 번째 인터뷰를 하기로 했다. 내가 아는 시험관 하는 사람 중 가장 마음이 단단한 사람이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채취가 거의 20번에 가까운 차수인데, 무너지고 울고 할 법도 한데, 이 분은 항상 씩씩하다. 비결이 뭘까, 묻고 싶었다. 말씀드리니 흔쾌히 해주시겠다고 해서 또 울 뻔했다. 다만 순도 높은 솔직한 답변을 주고 싶어서, 서면 인터뷰로 하면 어떨까 하신다고 했다. 어머나, 더 좋아요. 사실 첫 번째 인터뷰를 어떻게 해야 하지, 내가 아직 인터뷰어로 준비가 안되어있어서 긴장했는데


- 홈페이지 추가 개발 마지막 검토: 남편 휴대전화로 가입해서 개인별 기능뿐 아니라 상호 간 기능(메시지 주고받기, 게시판에 댓글 달기, 치료기록 공유하기 등)을 확인했다. 또 변경할 것이 있다. 이건 끝날 수가 없는 일인가 보다.


- 유지, 보수 개발 계약 결정: 아무래도 추가 계약을 해야 해서 원진 대표님과 통화를 했다. 최대한 쥐어짠 예산을 말씀드렸다. 다행히 연말까지 그 예산으로 해주시겠다고 해서 ㅠㅠ 엉엉 또 울 뻔했다.


- 수지 매니저님과 연결: 이런 게 필요한데, 내가 해 볼까? 생각만 가지고 끙끙대고 있던 2023년 1월. 수지 매니저님이 그러지 말고 해 보라고, 할 수 있다고 용기를 주셨다. 그 말의 힘이 얼마나 강했는지, 그날로 계약하고 계약금을 보냈다. 내게 그때 필요한 말을 해준 고마운 사람이 수지 매니저님이다. 홈페이지 피그마를 다 그리고 개발 직전. 이렇게 큰 비용으로 한 번도 안 해본 일을 하는 게 맞나 선택 앞에 서 있을 때. 동공 흔들리는 내 어깨를 잡고, 뭐 하는 거냐고, 용기를 내고, 필요한 사람들을 생각하라고, 또 용기를 준 게 이 분이다. 2023년 10월에 마지막으로 연락을 하고 퇴사하셔서 연결이 끊겼는데, 오늘 전화를 했더니, 받으셨다! 세상에. 심지어 9월에 만나기로 했다. 이렇게 에너지가 어마어마한 사람이랑은 통화만 해도 기운을 받는다. 9월에 기대할 것이 또 생겼다.


2. 오늘의 영감

- 정서경 작가님이 <여자 둘이 토크하고 있습니다.> 106편에 나와서 이야기는 만드는 게 아니라 태어나는 것이라고 했다. 정말 아기를 낳는 산고의 고통이 느껴진다고. 매일 한 장면씩 쓰면서 앞으로 주인공이 무슨 결정 앞에 서게 될지, 이야기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했다. 머릿속에서 구상이 끝난 것을 손으로 적는 일을 시나리오 쓰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충격이었다. 어쩌면 서비스를 만들어 가는 일도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씨앗은 있지만, 그 앞날은 아직 모르는 일이니까. 작가님은 또 농법에 비유해, 씨앗마다 자라게 하는 교과서적 방법은 있겠지만, 자신만의 속도와 방법대로 이야기가(아름다움이) 피어나게 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 가끔은 책을 읽거나, 팟캐스트를 들을 때 내용과 무관하게 그 사람의 에너지와 기세가 더 세게 전달되는 경우가 있다. 어제 팟캐스트를 들으며 정서경 작가님의 태도(집요함, 아름다움 추구, 일에 대한 뜨거움)가 전달되어 가슴이 벅찼다.


3. 오늘의 고민

- 월요일 오후까지 해야 하는 업무가 있는데, 금/토/일 가족행사 일정이 있다. 육아하는 엄마들은 도대체 언제 일하는 걸까? 밤에 잠을 안 자는 걸까? 나도 잠을 줄여야 하나? 나에게 그건 정말 어려운 일인데.


- 내가 생각한 속도라면 벌써 많은 일이 끝나있어야 하는데, 반도 못했다. 내 실행에 문제가 있는 걸까, 아니면 기대가 높은 건가? 한 시간 동안 두 시간 분량의 일을 하기는 어렵겠지? 욕심이 과한 거겠지? 그래도 줄줄 새는 시간이 많은 것 같아. 어떻게 하면 업무시간에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까?


- 인터뷰 제목을 뭘로 지을까? 이름이 중요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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