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모든 답을 책에서
10월 16일 수요일 기록
다음 안내까지 직진입니다.
_ 장은교, hfk 인터뷰글방 인터뷰 실습 중에서
(장면 1) 저녁 1900. 오늘 쓸 에너지를 모두 끌어 썼다. 더 이상 몸과 인터뷰글방에 가야 하는데, 몸이 움직이질 않는다. 비싸게 낸 수업료도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다. 그러다 강의를 해줄 장은교 님을 떠올리니, 바로 몸이 저절로 움직였다. 그녀를 만날 수 있다니! 아름다운 사람! 안 가면 진짜 손해다!
(장면 2) 밤 23:00. 인터뷰 글방 수업이 끝났다. 오늘 수업은 그동안 배웠던 인터뷰하는 법을 실습하는 시간이었다. 장은교 님에게 그동안 물어보고 싶었던 것을 다 물어보고 싶었지만, 역시 한 가지도 제대로 물어본 게 없다. 배운 내용 중, 질문지대로 인터뷰가 흘러가지 않는다고 했는데, 인터뷰는 힙합이라고 했는데, 역시 그 말이 맞았다. 내가 궁금했던 건 바로 항상 겸손하고 자신은 전문가가 아니라고 손사례를 세게 치는 그녀가 가슴 깊이 스스로에 대해 자부하는 것. 그것을 찾고 싶었다. 신문 기자 17년, 데스크까지 했던 그녀다. 그런데 내가 예상하는 모든 기자/데스크의 이미지가 한 구석도 없다. 콧대 높아도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을 텐데 누구의 지나가는 말도 허투루 듣지 않고, 항상 배우려고 준비 완료된 사람. 뻔하지 않은 그녀. 이 말은 자신을 한없이 믿어주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궁금했다. 그게 뭘까?
물론 인터뷰 한 번 했다고 내가 인터뷰 전문가도 아니고 찾을 수는 없었다. 그런데 그녀가 지나가는 말로 이런 말을 했다. "전 뭐든 이거다 싶은 건, (갑자기 결연한 눈빛을 변하며) 끝까지 하는 거 같아요. 그녀는 마음만 먹으면 자신이 뭔가 해내는 사람이라는 믿음이 있는 거다. 이 말을 밤 11시 버스를 타고 집에 가는 나에게 기세를 주었다. 나도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열망과 함께 하루가 끝나고 있는 시각에 하루가 시작할 때 나오는 기운이 올라왔다.
10월 17일 목요일 기록
조금 이상한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그 냄새가 없었다면 나는 이 건물에 정을 붙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같은 층 이웃들이 너무 양아치 같아서 졸아있었던 자취초반, 남의 집에서 흘러나오는 음식 냄새는 안심의 냄새이기도 했다.
_ 하현, <우리는 밤마다 이야기가 되겠지>, 134쪽
10월 18일 금요일 기록
누군가 나에게 제일 좋아하는 한국 소설가를 묻는다면, 박완서
하지만 아무도 묻지 않는다.
_ 서귤, <애욕의 한국 소설>, 112쪽
10월 21일 월요일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