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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밑줄(3/3)

인생의 모든 답을 책에서

by 카후나

10월 21일 월요일 기록


좋음과 싫음, 사랑과 혐오, 올바름과 잘못됨 사이의 광활한 공간을 생각한다. 사랑할 수도 미워할 수도 없어 울면서 웃어야 하는 삶의 수많은 애매함에 대해.

_ 서귤, <애욕의 한국 소설>, 269쪽


10월 22일 화요일 기록


엄밀히 말하면 내가 좋아하는 건 '김훈의 문장'

"형용사, 부사도 쓰지 않고 주어와 동사로만 된 문장을 쓰려고 노력" (중앙일보 인터뷰, 2009)

극도로 절제된 문장. 그 차가운 행간에 숨어있는 폭발 진전의 격정과 긴장감.

_ 서귤, <애욕의 한국 소설>, 173쪽


10월 23일 수요일 기록


한 인간이 우주의 먼지조차 될 수 없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마음껏 하찮아지기로 한다. 비장한 각오나 뜨거운 열정 뭐 그런 거 말고, 가벼운 흥미만 손에 쥐고 놀이처럼 쓰기로 한다.

_ 하현, 우리는 밤마다 이야기가 되겠지>, 115쪽

10월 24일 목요일 기록


망해봤자 망하기밖에 더 하겠냐

_장은교, 인터뷰 글방 수업 중

10월 25일 금요일 기록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된 누군가. 궁금하고 걱정스럽고 감탄스럽고 고마운 얼굴로 그들을 바라보는 누군가가 되었으면 했다. 나는 인터뷰어로 일할 때 그나마 공부하는 사람이 된다. 인터뷰가 아니었다면 지금보다 게으르게 배웠을 것이다.

_ 이슬아, <새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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