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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금 Jul 31. 2022

도파민과 집중력

오늘의 도파민

1. 이 주제에 관심이 가게 된 계기


나의 직계가족들은 좀 특이한데, 중독적 행동을 많이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당연하게 다들 이렇게 사는 줄 알았다. 다들 새벽 4-5시에 일어나서 일을 하고 농구하러 나갔다 오면 양쪽 엄지발톱이 빠질 정도로 하고.


잠시 해외에 가서 지내고 오랜만에 가족들을 보니 확실히 다른 모습이 보였다. 일중독, 운동중독, 자전거 부품 수집 중독, 아파트서 농사짓기 같이 나름 건강한 편의 중독에 빠져있어서 다행이지만 그 정도가 매우 지나치다는 점에서 정말 건강한 수준인지 모르겠다.


나는 모르는 것을 알아보고 싶은 중독적 성향이 있어서 뇌과학책을 자주 읽는데 도파민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가족들이 떠오른다. 가족 모두 반복적 행동을 이렇게 많이 하는 우리의 뇌가 아무래도 의심스럽다. 전문지식도 없이 내린 나의 진단은 아마도 우리의 뇌에는 아주 미세하게 도파민 수용체가 적어서 더 많은 자극이 필요하고 보상 활동을 계속하는 중독적 성향을 가지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도파민에 대해 평소 '보상'이나 '중독'등으로 나에게는 나름 부정적 이미지였던 도파민을 이번 주에 새롭게 보게 되었다. 스웨덴의 정신과 의사 안데르스 한센의 <뇌는 달리고 싶다>에서 이야기해준 도파민과 집중력의 관계이다.


2. 새롭게 알게 된 것: 도파민은 중독만 일으키는 게 아니라 집중력도 높인다고.


도파민은 내가 알던 대로 쇼핑을 하거나 달콤한 것을 먹거나 적당한 운동을 하거나 이성과 야릇한 시간을 보낼 때도 나오는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는 신경전달물질/호르몬이 맞다. 생존과 관련이 있어서 뇌가 계속하라고 하는 것이다.

'뇌세포 사이에서 메신저로 활동하는 물질이 몇 가지 있는데 과학용어로는 이것을 신경전달물질이라고 한다. 그중에서도 도파민이 제일 잘 알려져 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사람들과 어울리고 신체적으로 활발하게 움직이고 성행위를 하는 등의 행동은 중격의지핵에서 도파민 수치를 높인다. 도파민 수치가 치솟으면 긍정적인 느낌이 오기 때문에 그 행동을 반복하고 싶어 진다. 뇌에서 우리가 그 활동에 참여하도록 밀어붙이기 때문이다.'(89p)


그런데 새롭게 알게 된 것은 바로 도파민과 집중력의 상관관계이다. 혈중 도파민이 결여되면 초조하고 집중을 못한다. 이 부분부터 집중을 하면서 읽었다. 오! 그렇다면 도파민을 어떻게 올리나요? 좀 건강한 방법으로! 알려주세요!

'감각 중추들이 폭격하듯 쏟아내는 소음을 끄고 자기 일에 주의를 집중하려면 도파민이 필요하다. 도파민은 그냥 보상 물질에서 끝나지 않고 꽤 많은 임무를 더 맡고 있다. 집중력에서도 결정적 역할을 한다. 도파민이 결여되면 집중하지 못하고 초조해지며 배경 소음에 쉽게 산만해진다.'(97p)
'도파민 수치가 낮아지거나 제대로 조절이 안 되면 소음이 발생하고, 이 때문에 다시 도파민 시스템 불충분하게 활성화된 상태로 남아 집중하기가 어려워진다. 따라서 그다음에 취해야 할 단계는 저하된 집중력을 치료하고 인위적 수단을 동원해서 도파민 수치를 끌어올려 안정시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ADHD 치료제 대부분이 사용하는 메커니즘이다. 이 치료제들은 도파민 수치를 끌어올리고 다시 집중력을 향상해준다.'(98p)


역시 바로 다음 페이지에서 혈중 도파민을 올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알려주었다. 운동을 하면 된단다. (이렇게 간단하다니!) 특히, 집중력 강화에는 산책이나 달리기처럼 유산소가 좋고 하루 30분 정도 너무 피곤하지 않게 하면 더 좋다고 한다. 특히, 아침에 걷거나 뛰면 하루 종일 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도파민 수치는 운동하고 몇 분 후부터 증가하고, 몇 시간 동안 그 상태로 남는다. 그래서 운동하고 나면 머리가 예리해지고 집중력이 높아지고 차분한 기분을 느낀다.'(99p)
'산책보다는 달리기를 하자. 더 격렬하게 움직이면 뇌는 더 많은 도파민과 노르아드레날린을 분비한다.(114p)


운동을 하러 나가야 할 명분이 또 하나 늘었다. 뇌를 운동시켜야 한다. 도대체 운동의 혜택은 어디까지인가? 그런데 뇌는 왜 운동을 하면 우리에게 유익한 물질을 만들어 낼까? 왜 이렇게 진화한 걸까? 궁금해지는 것들이 많아진다.


3. 그 밖에 알게 된 재미있는 것들


1) 우리의 뇌는 기원전 1만 년 전에 동굴에서 살던 원시인과 매우 흡사하다고 한다. 12,000년이라는 시간은 진화적 관점에서 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라고. 반면에 우리의 생활은 너무 많이 달라졌다. 우리에 비해 12,000년 선조들은 훨씬 많이 움직였다. 먹이를 구하고 생존하기 위해서. 우리의 뇌도 생각하기 위해서가 아닌 생존을 위한 움직임을 위해 진화해왔다. 몸을 움직이면 불안감이 줄어들고 집중력이 높아지며 기억력도 높아지는데 이게 모두 생존에 훨씬 유리한 조건이다.


2) 많이 들어본 엔도르핀(영어: Endorphins)의 약자를 알고 무릎을 쳤다. Endogeneous Morphine 몸에서 나오는 모르핀이라는 뜻이고 실제로 아편과 비슷한 작용을 한다. 쉽게는 러너스 하이처럼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기분 좋음을 경험하는 진통효과를 한다. 몸에서 이런 물질이 진화의 과정에서 만들어졌다니 신기하고 역시 우리 뇌는 생각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움직이기 위해서 만들어졌다는 주장에 크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지 않기 위해 무언가 팔 때는 A6 앞 뒤로 한 장정도만 파고 멈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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