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깅의 재미
유난히 모르는 세상에 대한 동경이 크다. 모르는 것은 꼭 알고 싶고 특별히 내 일상과 관계가 없어도 1-2시간 정도 시간을 들여서 찾아보고 노트나 노션에 정리하는 것들도 꽤 많다.
나의 ‘파는 Digging 취미’인데 파다 보면 신기한 사실들을 정말 많이 알게 되어 이 활동을 할 때 내가 살아있다고 느껴질 때도 많다. 혼자 신나서 판 다음에 또 신나서 다른 친구들에게 이야기하면 도대체 왜 이런 짓을 하냐고 하지만 나도 모른다 내가 왜 이렇게 비 생산적인 일에 시간과 관심을 쏟는지.
내가 왜 이러고 사는지 알 수는 없는데 아마도 내가 좀 모자라다고 생각하는 결핍에서 오는 것 같기도 하다. 특히 아버지가 ‘너는 네가 원하는 것보다 훨씬 멍청해서(그렇다. 멍청하다고 하셨다.) 남들보다 노력을 100배는 더 해야 돼.’라고 고등학교 때까지 정말 많이 들었다.
어떻게 이런 사람이 되었든, 적어도 나에게는 뭔가 쥐고 계속 깊이 더 깊이 보는 재미는 진짜 다른 재미를 따라갈 수가 없다. 세상에는 재미있는 것들이 참 많다. 매일 배워도 매일 평생 처음 들어 본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
사샤 세이건의 말이 맞다. 이 퍼즐에는 가장자리도 테두리도 없고 조각을 얻을 때마다 부족한 조각이 얼마나 많은지만 알게 될 뿐이다.
내가 디깅 하는 것들을 어딘가에 적어 놓으면 어떨까 했는데 가끔 여기 적어놓고 또 들어와서 봐야지 생각이 들어 기록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