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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4/13, 모임의 기술을 배우러

난임 커뮤 오케이키 사업일기

by 카후나

일요일 아침 10시. 게지런하게(게으르지만 또 부지런하게) 중리어를 위한 커피챗 모임 LBCC(레이지버드커피클럽https://www.instagram.com/lazybirdcoffeeclub/) 모임에 다녀왔다. 오늘은 유난히 가기 어려웠는데 (딸은 으앙으앙 울고, 비도 오고, 남편은 입을 쭉 내밀고 뭘 배우러 가냐고 하고. 게다가 오후에는 엄마네 집에 가는 일정까지 있었다) 그럼에도 다녀왔다. 곧 오케이키도 오프라인 모임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모임의 고수 준원 님(이번 모임이 그가 주최하는 100번째 모임이었고, 그는 이 3년의 시간을 책으로 엮어 곧 세상에 나온다)에게 모임의 기술을 듣고 싶었다.


어제 노트 필기 한 내용


- 100번째 모임 장소는 공덕동의 시끄러운 카페였는데, 여기가 첫 번째 모임을 한 곳이어서 선정했다고.

- 처음에는 자신이 아는 사람 중 안 겹치는 사람들을 모았다고.

- 근데 사람들이 몇 번 오더니 오지 않았다고. 왜냐면 정확한 모임의 목적을 정하지 않아서. 그래서 나중에는 정확한 주제를 정해서 사람을 모았다고.

- 준원 님은 3년 동안 100번의 모임을 했고, 약 1천 명을 만났다고. (매번 모임의 경쟁률은 평균 2~3:1)

- 누구를 모을 것인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는데, 모임의 목적 난이도가 높으면 난이도에 맞는 사람이 모였다고. (근데 누구를 모을 건지 고민할 때, 나는 누구를 만나고 싶지?로 접근했다고.)

- 관계는 결국 오프로 만나야 생긴 하고 생각함

- 모임도 콘텐츠. 장소+사람+목적(현재 공간은 제휴로 운영 중)

- 커뮤니티 업은 진입장벽이 낮고, 아무나 언제나 할 수 있어 요즘 비슷한 모임이 정말 많이 생겼는데, 나쁘게만 보지 않는다고. 공급이 많으면 수요를 만들 수 있으니까.

- 3년 해보니 중요한 마음가짐이 있는데 그건 무심하게 운영하는 것. 사람들에게 실망하지 않도록 스스로의 기대를 조절하는 것. '나는 이만큼 줄 수 있다'는 마음에서 끝내고 되돌려 받겠다는 마음을 버릴 것. 그래야 오래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요즘은 이런 마음을 노자의 <도덕경>을 읽으며 조절. "커뮤를 운영하면 필연적으로 욕을 먹게 되어있다."라고.

- 커뮤니티의 재료는 결국 사람이니, 일정한 퀄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도 인지해야.

- 모임은 흥행이 아니라 달성을 목표로 하는데. 7명만 모이면 고! 7명이란 숫자는 -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숫자고, 10명이 되면 사이해서 숨고 싶은 사람을 지켜줄 수 있는 모임의 숫자.

- 커뮤니티의 힘 중 하나는 동원력. 000 행사에서 10명만 보내줄 수 있냐, 이런 의뢰를 받기도 함.

- 모임의 경우 하고 싶은 기획이 있으면 무조건 3번을 해보고 고/스톱 정하기. 파일럿 1, 2, 3을 해보고 기획을 완성해야 함. 미리 예상한 것 많이 비켜간다고.

- 호스트 선정: 초반에는 100% 지인이 왔는데, 5만 원 상당의 선물을 드리고 더 이상의 지급은 없었는데. 몇 번 큰 금액을 지급하고 모신 호스트의 경우 서로 애정 없는 모임이 되어버려서 비선호.

- 리텐션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신규 유입도 결국 기존 멤버가 소개해서 오게 되더라고.

- 모임/커뮤의 성공요인은 허들이라고 생각함. 돈이나 시간으로 허들을 만들 수 있겠지만, 돈은 누구에게나 같은 가치를 가지는 허들은 아니라고 판단해서 시간을 허들로 생각하고 있음. 하지만 오프 모임은 절대 무료로 안 하는데 노쇼 문제 때문에.

- 어미새 - 아기새 구조의 커뮤를 많이 보는데 오래 못 가더라.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어야.

- 카톡방 운영은 시끄러울 필요는 없고 - 도움을 요청하면 응답하면 된다는 생각임.

- 환대와 약간의 억텐은 필수. 이름을 불러주는 것도 필수. (전날 이름표를 적으며 이름을 다 외우고 매번 모임이 끝나면 엑셀 파일에 그날 발언했던 내용과 인상적인 점을 간단하게 기록함.) 무조건 커뮤는 휴먼터치

- 커뮤의 최대 적은 결혼식, 가족, 연인, 아기, 꽃놀이, 프로야구개막 등

- 모임을 12번 해보면 - 그 모임은 완성되더라

- 스스로 항상 끝나며 물어보기 - 오늘 재밌었니? 나여?

- 다정한 사람이 커뮤하면 소진될 것 같고, 차라리 덜 다정한 사람이 무심하게 하는 게 오래, 잘할 수 있을 것 같음.

- 커뮤로 돈 벌겠다 - 비현실적. 나도 파이프라인을 다양하게 구성하고 있음

- 모임을 기획할 때는 주제를 낯선 걸로 하지 말고, 소개를 간결하게. 깊이가 너무 깊으면 사람들이 어려울 수 있음. 가서 얻는 것이 명확하게 그리고 exclusivity 보여주기.

- (스타트업 컨설턴트의 코멘트) 커뮤가 사업이 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게 업계 정평. 전업으로 하지 말고, 오래 버텨야. 무신사도 신발 카페에서 돈 벌기 시작한 게 10년 넘게 걸렸. 오가닉 하게 유지하면서 임계점까지 버티는 게 관건.

- 커뮤 비즈니스는 내가 일을 안 해도 돌아가는 구조가 아니고 표준화가 안된다는 단점(?)을 가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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