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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샘과 수업 다시 시작

감응의 글쓰기 25기 1차시 수업에 다녀와서

by 카후나

기대하지 않았는데 수업에 갈 수 있다니!

딸이 아파서 감응의 글쓰기 1차시 수업에 빠지겠구나 싶었는데, 갑자기 기운을 차리더니 엄마를 찾지 않을 정도로 좋아졌다. 아싸라비야를 외치며 감응의 글쓰기 1차시 수업에 다녀왔다. 우연히 온 것들이 더 달콤한 법이지.


21명의 글쓰기 친구들을 만났다.

지은심, 니나, 너랑바다, 요새, 리버, 앤친구, 하루, 앤, 이로, 오늘, 수수, 우미, 아나타, 늘꿈, 해영, 유미, 너영, 잔디, 라벤더, 뿌시러기, 완주. 나를 정리하고 싶은 글을 쓰고 싶은 마음부터 고립된 채 내 마음만 쓰는 글이 아닌 세상과 연결된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까지. 대학입시 준비생부터 은퇴생까지. 다양한 친구들이 모였다. 나이 때문에 주눅 들어 젊은이 눈치를 본다는 친구의 말이 계속 마음에 남았다.


기억하고 싶은 은유샘의 말도 이번에도 빼먹지 말고 정리해야겠다.

- 평범한 사람들의 내밀한 이야기를 우리가 어디서도 들을 곳이 없죠. 글쓰기 수업에 와서 남의 글을 듣고 나를 다른 사람 위치에 놓아보는 것이 인생의 실질적인 공부라고 생각해요.

- 일기가 큰 자산이에요. 특히 휘발되기 좋은 팩트들을 잘 모아두면 나중에 글 쓸 때 도움이 많이 돼요.

- 록산게이의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몸'이라는 표현이 있어요. 실로 근사한 표현이죠.

- 삶이라는 게 계속 흩어지잖아요. 글쓰기로 붙잡는 거죠.

- 읽기는 사유의 마중물이에요. 나를 확장시키고 거름을 주는 행위죠.

- 유기농법을 쓸 수 있는 땅으로 바뀌는 데에 3년이란 시간이 걸린대요. 제 생각에는 글 쓰는 몸을 만드는 데에도 그 정도 시간이 걸리는 것 같아요.

- 어떤 책이 작가의 개인적인 내용인데 내 이야기처럼 읽어진다 하면, 좋은 책인 거죠.


합정동 <말과 활>에서 옆자리 하루가 은유샘 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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