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응의 글쓰기 25기 9차시 후기
몸살이 찾아왔어요. 약 먹고 하룻밤 잘 자면 낫겠지 싶어 테라플루 한 봉지 털고 먹고 잤는데, 다음 날 아침부터 복통, 설사가 시작되어 약 봉투를 봤더니, 유통기한 만료일이 2021년 8월 10일. 제 멍충 하한선은 도대체 어디일까요? 그렇게 저전력 모드로 며칠 지냈더니, 이제 기운이 좀 나요. (게다가 유치원 방학 끝! 해방이다아!)
<아무튼, 인터뷰> 읽고 나누면서
은유샘이 수업 시작 전 소규모를 선호한다는 말에, 극공감하면서 속에선 이미 호들갑 중인데, 자중하여라 하는 내면 경찰이 등장해서 공책에 저도요 나도 나도 나도 이런 말을 썼네요. 저도 한 테이블을 벗어나는 인원은 힘든데,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딥톡, 나만 하고 싶은 게 아니구나, 이해받는 것 같은 감각을 느꼈어요.
하루가 엄마 인터뷰를 하고 울었다는 말에 은유샘이 내가 감동받고 울었던 게 있으면, 분명 그게 남들에게도 전달이 된다는 말이 참 용기를 주는 말이었어요.
중요한 인터뷰는 한 번에 안 나오고 탁한 물 한 번 빠져야 맑은 물 나오는 말도 오래도록 기억하게 될 것 같아요. 특히 엄마 인터뷰는 한 번은 부족하다는 말을 들었을 땐, 이상하게 나도 회피형 엄마(현정)를 언젠가 인터뷰할 수 있을까, 내 질문에 답을 들을 날이 올 수 있을까, 이런 긍정적인 생각이 올라오기도 했어요.
글은 이래야 되는데 생각하면 못쓰니까, 완벽하게 쓰려고 하지 말고 다 쓴 글이 잘 쓴 글이라는 말도 적었어요. (내일 발표할 글 한 자도 못 썼는데.. 후기 쓰다가 이렇게 뜨끔해질 줄이야.)
앤친구처럼 저도 친구에게 충성을 다하려고 해요. 또 저도 모르게 친구에게 똑같이 기대해요. 그래서인지 앤친구의 쌍무지개(호기심과 존중)도 오랫동안 기억하게 될 것 같아요. 말해줘서 고마워요. 이렇게 동지들한테 배워요.
무의미가 있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거라는 은유샘 말도 저에게 해방감을 줬어요. 다 의미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 강박/의미 중독 같은 게 있는 거 같았는데, 오마이갓 그렇다면 무의미도 의미 아닌가?!(또 강박;;인가요)
욕먹을 행동 안 하는 사람이 어딨냐, 모두 선악의 교차로에 있는 존재니까, 사람을 극단적으로 이분법으로 보지 말고, 복잡성 그 자체를 봐야 한다는 말을 들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감응의 글쓰기 수업은 이분법으로 세상을 보지 않기 수업인 것 같아. 복잡한 인간(나 포함)/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기 연습하는 수업인 것 같아.
인터뷰 과제 합평하면서,
은유샘이 독자들은 그렇게 부지런하지 않다는 말, 중요한 말은 '직접 인용'으로 넣어달라는 말, 주어가 헷갈리지 않게 해 달라는 말, 서두와 끝에 핵심을 넣으라는 말도 큰 글씨로 적었어요.
최근 3개월 제 삶의 별빛, 감응 수업 내일이 마지막이라니. 믿기지 않아요. 다음 주 화요일에도 합정에 갈 것 같은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