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스테이츠 PMB 10기] 리디북스 '이멋공' PD 라이프 사이클
웹소 영업글의 완성,
'이미지 멋지게 공유하기'
리디가 만드는 서비스와 제공하는 콘텐츠는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연결은 고객의 콘텐츠 경험을 풍부하게 만드는 잠재력이자 가능성입니다.
- 리디 기업 소개글 中
리디는 리디북스, 리디셀렉트, 라프텔, 만타와 같은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커넥티드 콘텐츠 기업이다.
최근 들어 <오징어 게임>, <지옥>, <스위트홈> 등의 K-CONTENTS들이 글로벌 OTT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 특히, 국내 웹소설·웹툰도 이러한 K-CONTENTS의 원천 IP로서 그 위상이 덩달아 강화되었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2019년 9월 서비스 밋업에서 "웹툰은 작가 혼자서도 방대한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만들 수 있고 다양한 소재를 갖춘 만큼 잠재력이 가장 높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시장의 니즈에 리디가 기존에 추구하던 비즈니스가 부합하다 보니 그 어느 때보다 다채로운 변화를 맞은 콘텐츠 업계에서 리디는 성장의 기회를 거머쥘 수 있었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리디는 고객들에게 더 나은 콘텐츠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서비스를 꾸준히 고민하고 있다.
앞서 회사 소개에서 엿볼 수 있듯 리디는 연결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이다. 리디는 매우 다양한 프로덕트를 제공하고 있고, 웹소설·웹툰의 팬덤이 곧 서비스의 사용자로 이어지는 콘텐츠 기업이기에 각각의 프로덕트 간 유기적인 연결이 중요해지는 것 같다.
여기서 잠깐 내가 최초로 'PM으로 일하는 거, 진짜 재밌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때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다.
대학교 고학년 때는 전공 수업에서 주로 배운 것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드라마, 웹소설, 웹툰 등의 개별 콘텐츠부터 이들의 OSMU 활용 방안까지 IP확장을 염두에 둔 스토리텔링 콘텐츠의 모든 것을 학우들과 함께 기획하곤 했다. 이때 각 콘텐츠와 서비스 간의 연결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으며 프로젝트를 했었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고객들을 연결할 수 있는 프로덕트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
리디가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 추구하는 방향성이 내가 PM이 되기로 결심한 초기의 마음가짐과 매우 닮아 있어서 이렇게 조사를 하게 되었다.
리디를 사용하는 고객의 주된 니즈는 (당연히) 웹소설·웹툰 등의 콘텐츠 감상이다. 리디에서 서비스되는 수많은 콘텐츠들은 저마다 크고 작은 팬덤을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양질의 콘텐츠를 발굴하고 계약하는 작업 역시 프로덕트 개선에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앞서 살펴보았다시피 관련 시장이 급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저마다 강점이 뚜렷한 플랫폼들 사이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경쟁 역시 심화하고 있다. 특히나 인기 콘텐츠가 타 플랫폼으로 옮겨가는 등의 이슈는 리디가 양질의 콘텐츠 경험을 제공하는 데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래서 리디를 포함한 많은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들은 1) 기존 사용자가 다른 플랫폼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고, 2) 신규 사용자를 유치해야 할 필요를 느끼고 있다.
* 비단 웹소설·웹툰 뿐만 아니라 영상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OTT 플랫폼 등도 포함된다고 본다.
리디가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문제를 정의하고 결과를 도출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홈페이지를 참고했다.
그 과정에서 <이미지로 더 멋지게 공유하기>라는 재미있는 게시글을 발견했다.
위 게시글에서 다루고 있는 '이미지로 멋지게 공유하기(이하 이멋공)'은 는 리디북스 어플의 프로덕트 중 하나로, 콘텐츠를 감상하다가 발견한 좋은 문장을 멋진 이미지와 함께 공유할 수 있다. 나 또한 SNS에 콘텐츠에 대한 감상을 나누는 행위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매우 유용한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이멋공이 실제로 많이 쓰이는 기능이다보니 고객들이 많은 개선점을 제안해왔다고 한다. 이에 리디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 솔루션 디자인, 즉 문제 정의와 해결을 시도했다.
첫째, 정성적 데이터 리서치 - VOC(고객의 목소리)
둘째, 정량적 데이터 리서치 - Google Analytics
셋째, 최종 문제 정의
게시글에 워낙 알아보기 쉽게 정리되어 있어서 많은 점을 배울 수 있었고, PM의 역량 중 하나인 핵심 문제 정의에 대해 내가 깨달은 바를 적어보고자 한다.
리디가 이멋공에 대한 고객의 소리와 Google Analytics를 확인하여 문제 발생을 최초로 인식한 것과 마찬가지로, PM은 꾸준히 정성적·정량적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면서 '프로덕트에 잘못된 점이 있다'는 판단을 내려야 한다. 문제가 생겼는데도 PM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악화되어 고객, 비즈니스, 개발·디자인, 더 나아가 프로덕트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리디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다양한 채널(TOC, GA 등)을 통해 수집한 끝에 이멋공의 문제를 정의한 것처럼,
PM이 지닌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여 면밀히 리서치를 진행해야 함을 배웠다. 문제 정의는 PD Life Cycle의 시작이 되는 매우 중요한 과정인데, 리서치가 부재하다면 문제 정의가 PM의 주관적 의견에 그쳐버리기 때문이다.
* Rohini Vibha, <So You Want To Manage A Product?>
리서치 후, 리디는 iOS 경우, 인스타그램 스토리 형태로 공유할 경우 이미지가 확대되어 보임이라는 문제를 정의했다. 이때 인스타그램이라는 타 프로덕트의 특징과 기능까지도 일정 수준 이상 숙지하고 있어야 PM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PM은 그 어떤 직군보다도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의사소통해야 한다. 모든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PM에게-그것도 신입에게- 만능재주꾼(...)을 기대하는 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그들의 분야에 대한 개괄적인 지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이미지로 더 멋지게 공유하기>에서 리디는 리서치와 문제 정의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솔루션을 구축했다.
줄 바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옵션을 제공하기
1번에 따라 기존보다 더 많은 분량을 공유할 수 있는 방법 제공하기
각 OS별 공유 시 발생하는 문제 해결하기
추가 기존 배경 이미지를 새로운 배경으로 교체하기
추가 워터마크로 사용된 리디 로고 변경하기
그런데 리디는 이멋공이라는 사소한 프로덕트를 왜 이렇게까지 집요하게 개선해나가는 걸까?
앞서 올바른 기회 찾기 및 계획 파트에서 살펴봤다시피, 리디는 여느 디지털 플랫폼 기업과 마찬가지로 1) 기존 사용자의 이탈 방지, 2) 신규 사용자의 유치 이렇게 두 가지 목표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중에서도 솔루션 디자인 파트에서 다룬 이멋공은 1번과 2번을 모두 충족하는 프로덕트로 볼 수 있다. 즉 기존 사용자와 신규 사용자를 모두 겨냥한 기능이라는 건데, 그런 이유로 나는 이 이멋공이 작지만 큰 프로덕트라고 생각한다.
기존 사용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편리하게 공유할 수 있어 리디북스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지고, 신규 사용자는 예쁘게 꾸며진 문장 이미지를 확인하고 해당 콘텐츠를 감상하기 위해 리디북스에 유입된다. 얼핏 보면 사소한 프로덕트인 것처럼 보이지만 리디북스는 이멋공을 통해 다른 서비스와 차별화될 수 있었다. (이멋공과 같은 사용자들의 자발적인 '영업'이 리디의 마케팅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는 뒤에서 더 다룰 예정이다.)
결론적으로 복잡한 기술이 적용되지 않았다고 해서 사소한 프로덕트인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늘 강의에서 언급된 것처럼 아주 간단한 프로덕트라도 고객의 니즈를 저격하기만 한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잠깐 딴 길로 새보자면, 강의 중 PM님께서 좋은 예시를 들어주셔서 소개해보려고 한다. 2021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진 <내 트리를 꾸며줘!>는 3명의 개발자와 2명의 디자이너가 만든 매우 소규모의 프로덕트이다. 그러나 이러한 프로덕트의 간단한 기능이 '익명 메시지'와 '꾸미기'에 대한 고객들의 니즈와 맞아떨어져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이다.
어쨌거나 위 사례와 유사한 형태로서 이멋공이라는 프로덕트가 유용함과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리디와 같은 디지털 콘텐츠 기업의 특성상 프로덕트의 주된 목표는 고객이 콘텐츠를 즐기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것일 것이다. 이는 곧 리디의 PM은 고객이 콘텐츠를 탐색하고, 결제하고, 감상하고, 공유하는 일련의 콘텐츠 경험을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멋공은 그러한 콘텐츠 경험 중 공유 단계를 더더욱 윤택하게 만들어준다. 이멋공을 통해 기존 사용자와 신규 사용자 사이에 일종의 선순환의 고리가 완성되는 셈이다.
이런 분석을 통해서 이멋공 같은 작은 기능부터 꼼꼼히 관리하고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할 줄 알아야 서비스 자체에 대한 충성 고객층이 형성될 수 있다는 PM으로서의 배움을 얻을 수 있었다.
<이미지로 더 멋지게 공유하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제 해결 과정은 이미지 최적화와 계단 현상 해결하기였다. (앞서 번호를 매긴 솔루션 구축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 과정에서 구성원들이 프로덕트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집요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요약하자면 개발 팀의 요구로 이미지 용량을 낮추는 작업이 필요했는데, 그 과정에서 이미지의 퀄리티가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사진에서 확인...을 (열심히) 하면 보이겠지만, Tinypng와 같은 툴을 써서 용량을 낮추니 그라데이션 계단 현상이 발생했다고 한다.
<이미지로 더 멋지게 공유하기>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직군의 구성원들이 고군분투하는 과정이 고스란히 적혀 있다. 그라데이션 배경의 색상 값을 javascript로 구현해보고, 그라데이션 이미지는 Adobe photoshop으로 작업하고, 나머지 배경들은 pngyu와 imageOptim을 활용해 용량을 줄이는 등... 정말 해볼 수 있는 것은 다 해보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 작업에선 시각적으로 예민함이 있어야해서 오로지 디자이너의 주관대로만 QA를 진행했다는 부분을 읽고는 나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작업임을 인지하고 동료들의 도움을 구하는 태도를 본받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이렇게 된 김에 솔루션 공유(마케팅)까지 이멋공이라는 프로덕트와 연관지어 살펴보기로 했다.
리디의 솔루션 공유(마케팅)은 크게 아래와 같이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었다.
첫째는 리디북스 홈페이지에서 진행하는 '내가 바로 영업왕!' 마케팅이다. 정해진 신작 콘텐츠 중 마음에 드는 콘텐츠를 추천하는 댓글을 남기면 참여할 수 있다. SNS 영업글이 리디의 마케팅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진행한 이벤트인 것으로 보인다.
리디북스를 비롯한 리디의 서비스들에는 수많은 콘텐츠가 등록되어 있지만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큐레이팅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이에 기존 사용자들이 직접 남긴 생생한 영업글이 작품의 구매를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을 거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리디는 온라인 전자책 서점 서비스, 전자책 단말기, 전자책 구독·월정액 서비스, 콘텐츠 큐레이션/마케팅 등의 전략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끊임없이 창출하는 중이다.
두 번째로는 전자책 전용 글꼴 '리디바탕'을 들 수 있다.
이 또한 마케팅의 일부라고 봐도 될지는 모르겠지만서도, 전용 글꼴이 기업 브랜딩에 큰 영향을 끼치는 현상을 여럿 목격했으므로 소개하려고 한다.
리디는 전자책 단말기 리디페이퍼와 리디북스 뷰어 앱에서 리디바탕 글꼴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를 이멋공에서 이미지를 꾸밀 때 또한 지정할 수 있게 하여 전체적인 서비스의 통일감을 추구했다. (여기서도 리디가 추구하는 연결성이 여실히 드러나는 듯 싶다...)
이벤트 수 자체는 165%정도 상승한 것으로 보여지며 총 사용자도 68%정도 늘었고, 사용자당 이벤트 수 자체도 50% 이상 상승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이미지 더 멋지게 공유하기> 中
최종적으로 리디는 Google Analytics를 통해 정성적 데이터를 측정하여 솔루션에 대한 성공/실패를 판단했다. 배포 전후 세 달의 사용률을 비교한 끝에 이벤트 수, 총 사용자, 사용자당 이벤트 수가 증가하였음을 확인했고, 결과적으로 유의미한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이렇게 보면 이러한 솔루션 평가 방법으로 미루어보았을 때, 해당 솔루션을 진행한 리디의 프로덕트 팀은 <The 6 Types of Product Teams You’ll be Working In>라는 읽기 자료에 언급된 6가지 종류의 팀들 중 사용자 중심 팀 (User-Centered Team)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사용자에게 가장 만족스러운 솔루션을 찾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입됩니다. 팀은 사용자, 요구 사항, 문제점을 잘 알고 있으며 팀의 "연료" 대부분은 전반적인 만족도를 높이고 사용자가 제품을 더 사랑하게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 <The 6 Types of Product Teams You’ll be Working In> 中
솔루션의 성공/실패 여부를 판단한 기준으로 사용자 행동 데이터를 측정해주는 툴인 Google Analytics를 활용했는데, 이는 곧 프로덕트의 KPI가 사용자를 중심으로 설정되고 있다고도 추측해볼 수 있다.
리디에서 서비스되는 콘텐츠들의 팬덤이 곧 서비스의 사용자가 되므로, 이러한 특성상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들의 충성도와 애정도를 높이는 것이 주요한 목표가 되지 않았나 싶다.
아무튼, 분석을 마친 나는 오늘도 리디 영업글을 뒤져보며 새로운 콘텐츠를 맛보러 떠나야겠다!
참고자료
마현지, 「이미지 더 멋지게 공유하기」, 리디, 2020.06.18
썸노트, 「네이버웹툰 원작 ‘스위트홈’ 넷플릭스 1위 달성 외 기업&산업 이슈 TOP10」, 사이다경제, 2020.12.26
조유빈, 「콘텐츠 업계에 웹툰 IP가 몰려오는 이유」, 시사저널, 2021.09.09
Ariel Verber, 「The 6 Types of Product Teams You’ll be Working In」, Start it up, 2018.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