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스테이츠 PMB 10기] 넷플연가 why, how, what 분석
비슷한 결을 가진 우리,
만나게 해주세요
넷플연가란 넷플릭스 보는 날이면 연희동에 가야 한다의 줄임말로, 넷플릭스 기반 문화예술 커뮤니티 서비스이다. 넷플릭스, 왓챠 등 OTT 플랫폼에서 감상할 수 있는 영상 콘텐츠를 감상하고, 관련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유료 멤버십 커뮤니티이다. (참고)
멤버십에 가입하면 정기 모임(4회)에 참가할 수 있고, 이밖에도 유료 취미 클래스인 이벤트, 다른 모임 놀러가기(1회권), 소모임 등 부가적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내가 평소 관심 갖고 사용하는 프로덕트들 중 나 자신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서비스가 바로 넷플연가라는 생각이 들어 이번 게시글의 주제로 삼게 됐다. 나는 일생에 걸쳐 모임, 클럽, 동아리 등의 크고 작은 커뮤니티*에 몸을 담가(ㅋㅋ)왔다.
* 나의 커뮤니티 일대기는 포트폴리오 홈페이지에 정리되어 있다.
원체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하다 보니, 다양한 사람들과 하나의 주제로 이야기나누는 행위는 내 삶의 지속적인 활력소였다.
그러던 중, 좋아하는 시인님의 인스타그램에 넷플연가에서 모임을 진행하게 됐다는 공지를 보게 됐다. 처음에는 단순히 시인님이 진행하는 모임에 참가하고 싶어서 넷플연가를 시작하게 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넷플연가에서 제공하는 경험 전체에 만족감을 느꼈다.
나는 2021년 4월부터 6월까지 넷플연가에서 <詩공간, 오후를 감싸는 시 쓰기> 모임에 참가했으며, 총 8편의 영화를 감상하고 4편의 시를 창작했다. 대학교에서 허구헌날(...) 쓰는 시였지만 전공생들이 아닌 낯선 사람들과 모여 시를 창작한 것은 내게 신선한 감각을 불러일으켰다. 거기에 해당 주차에 미리 감상해와야 하는 영화로부터 영감을 얻을 수도, 모임장인 시인님과 다른 참가자분들로부터 좋은 말도 많이 들을 수도 있었다.
2021년의 봄을 생각하면 아직도 일요일에 연희동으로 놀러가 예쁜 카페에 가고, 시간에 맞춰 모임 장소로 이동하고, 문학과 영화에 대해 실컷 이야기 한 다음, 맛있는 저녁 식사를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계절을 거의 넷플연가와 관련된 기억으로 먹고 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래서 지난 2022년 1월부터 다시 <詩공간, 오후를 감싸는 시 쓰기>(참고)에 나가고 있다! ㅋㅋㅋ
이번 모임은 2022년 2월까지로 예정되어 있고, 현재 1주차 모임을 마치고 2주차 모임을 기다리는 중이다.
똑같은 시인님이 진행하는 똑같은 모임이지만, 감상해야 하는 영화도 겹치지 않고, 소개해주시는 시도 바뀌고, 사람들도 달라지기 때문에 마치 새로운 모임처럼 참여할 수 있었다.
사실 넷플연가의 멤버십 비용은 198,000원으로 대학생에게 취미 비용으로선 살짝 부담되기는 한다.
그러나 내가 다른 취미 비용을 줄여가면서 선뜻 넷플연가의 두 번째 멤버십 결제를 결심한 이유는 콘텐츠 자체의 퀄리티도 훌륭했지만, 넷플연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경험이 훌륭했기 때문에 긍정적인 시너지가 폭발했기 때문인 듯하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넷플연가가 왜, 어떻게, 무엇으로 좋은 프로덕트를 제공할 수 있었는지 파헤쳐보려고 한다.
넷플연가는 넷플릭스 시대를 사는 사람들을 위해 탄생한 서비스이다. 2020년 1월, 넷플연가의 전희재 대표는 아레나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고민한다. 고민거리를 안고 살지만 퇴근 후에는 넷플릭스 보며 잠든다. 넷플연가는 그다음을 제시한다. 넷플릭스를 보고 어떤 생각을 했나? 그래서 요즘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사람들이 모여 대화를 나눈다."라며 프로덕트의 존재 이유를 밝혔다.
나 또한 현재 정기 구독 중인 OTT 플랫폼이 다섯 개나 된다. (넷플릭스, 왓챠, 디즈니플러스, 티빙, 유튜브 프리미엄)
월 단위 지출이 적지 않아서 어떻게든 줄여 보려고 노력은 했지만, 주기적으로 업로드되는 콘텐츠들을 포기할 수 없어 사지가 밧줄에 묶인 채 바라옵건대 새로운 OTT 플랫폼이 출시되지 않기만을 애원할 뿐이다.
'출시되든 말든 구독하지 않으면 그만 아닌가?' 라는 질문은... 나 같은 '천성이 오타쿠'인 사람들에게 너무 가혹한... 그것인 것 같다.
정리하자면 넷플연가의 첫 번째 존재 이유는 1) OTT 콘텐츠 감상이 현대인의 필수적인 라이프스타일로 자리한 현상이 될 수 있다.
여기에 더 나아가 넷플연가는 다양한 모임장들을 섭외하여 다채로운 모임을 제공한다. 창작자, 스타트업 CEO, 출판사 대표, 윤리학 박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모임장의 발제를 통해 자기계발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이로서 넷플연가의 두 번째 존재 이유를 2) 대학생 및 직장인을 중심으로 한 2030세대의 자기계발 및 취미에 대한 높은 관심도로 꼽았다.
앞서 이야기한 넷플연가의 두 가지 존재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결론적으로 넷플연가는 타겟(넷플릭스가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잡은 사람들)의 니즈(넷플릭스 감상 이후 남는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를 정확히 짚었기 때문에 존재할 수 있었다.
이렇게 넷플연가의 존재 이유를 분석해보고 나니 넷플연가 프로덕트가 어떻게 나에게 좋은 서비스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는지 더더욱 궁금해졌다. 아마도 존재 이유에 대한 분석 과정이 고객으로서의 입장과 PM으로서의 입장을 동시에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인 듯하다.
넷플연가가 어떻게 고객 가치와 사업 가치를 달성하고 있는지, 쉽게 말해 넷플연가만의 가치와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먼저 넷플연가의 고객 가치와 사업 가치가 무엇인지 간략하게 요약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이에 오늘의 몰입 학습에서 배운 프로덕트 전략 수립 과정을 활용해보고자 한다.
학습에서는 미션(Mission), 비전(Vision), 전략(Straegy), 로드맵(Roadmap), 실행(Execution) 다섯 단계를 배웠지만, 로드맵과 실행 단계는 해당 기업의 실무자가 아닌 이상 파악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내가 살펴볼 수 있었던 넷플연가의 미션, 비전, 전략 단계까지만 분석해보려고 한다.
미션과 비전을 통해서는 넷플연가의 고객 가치와 사업 가치가 무엇인지, 전략을 통해서는 넷플연가가 그러한 가치를 달성하는 서비스 활용 방법에 대해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넷플릭스 혼자 보는 당신을 위한 커뮤니티
내가 넷플연가의 미션으로 정의한 위 문장은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소개글이다. 이것이 곧 넷플연가가 추구하는 미션이라고 생각해 그대로 옮겨오게 되었다. 넷플릭스를 혼자 보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커뮤니티가 되고 싶다는 미션이야말로 이들의 방향성이라고 느꼈다.
좀 더 추상적으로, 즉 오늘 몰입 학습에서 배운대로 바꾸어 보자면 넷플릭스 감상 후 찾아오는 외로움, 고립감, 공허함과 같은 부정적 감정의 해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여 ‘같은’ 주제와 영화에 관심 있는 ‘다른’ 배경의 매력적인 사람들을 서로 만나게 하자
몰입 학습에서 비전은 쉽게 말해 미션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3년 또는 5년짜리 계획을 의미한다고 배웠다. 그런 의미에서 넷플연가가 '넷플릭스 혼자 보는 당신을 위한 커뮤니티'라는 미션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비전을 위와 같이 설정하지 않았을까 추측해보았다. '커뮤니티'라는 단어가 중복되기에 미션에서는 이를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발전시켰다.
+ 2022. 01. 20. 추가
이렇게 넷플연가 미션과 비전을 통해서 주된 가치들을 알아보았다. 그러나 이 가치들은 사업 가치보다는 고객 가치에 가까우므로, 사업 가치에 가까운 넷플연가의 수익 구조도 간단히 소개해보려고 한다.
넷플연가의 수익 구조는 단순하다. 멤버 등록비 198,000원(시즌5 기준)을 결제하면 위 사진에 적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클래스 101, 탈잉 등 자기계발 및 취미를 목적으로 한 유료 클래스 서비스들이 대중화되어 있어서 결제에 대한 고객들의 거부감은 크지 않다. 그렇게 판단한 근거는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 매 시즌 빠른 속도로 대부분 모임의 정원(12명)이 채워지기 때문이다. 인기 있는 모임 같은 경우 오픈되자마자 바로 마감되기도 한다. 또한 넷플연가와 가장 유사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독서 커뮤니티 서비스 트레바리 역시 비슷한 수익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 기획, 공간, 사람을 제공하여 모임을 개설하고 사람들을 모으자
그리고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여 ‘같은’ 주제와 영화에 관심 있는 ‘다른’ 배경의 매력적인 사람들을 서로 만나게 하자'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넷플연가의 전략을 위와 같이 정리해봤다. 넷플연가에서 제공하는 기획, 공간, 사람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넷플연가는 위와 같은 구체적인 전략에 따라 대략적인 이정표와 일정을 포함한 구체적인 단계인 로드맵과 로드맵을 구성하는 일상적인 활동인 실행까지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넷플연가의 미션, 비전, 전략을 살펴본 결과, 넷플연가의 고객과 기업의 서비스 활용 방법을 다음과 같이 한 줄 요약 할 수 있을 것 같다.
넷플릭스 혼자 보는 당신을 위한 커뮤니티라는 미션을 이루기 위해,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여 ‘같은’ 주제와 영화에 관심 있는 ‘다른’ 배경의 매력적인 사람들을 서로 만나게 하자는 비전을 수립하고,
기획, 공간, 사람을 제공하여 모임을 개설하고 사람들을 모으는 전략으로 가치를 제공하자!
세 줄 요약이 되어 버렸지만... 인생만사 모든 게 뜻대로만은 되지 않는다...
넷플연가는 고객에게 유용한 가치를 전달하기 위하여 다양한 프로덕트를 제공하고 있다. 이 파트에서는 How : 어떻게 제품으로 고객 가치, 사업 가치를 달성하고 있는가 (고객과 기업의 서비스 활용 방법) 파트에서 언급한 기획, 공간, 사람을 제공하는 것 이외에 넷플연가가 만족스러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데 활용하고 있는 신박한 프로덕트 한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넷플연가는 낯선 사람들 간의 만남을 지향하는 커뮤니티 서비스이다보니 나름의 장점도, 단점도 갖고 있다. 단점 중 가장 도드라지는 것은 바로 첫 만남의 어색함이다. 누구에게나 첫 만남은 어색하고, 이것이 오래 지속될 경우 원활한 모임 진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 자칫 넷플연가가 제공하는 프로덕트 자체의 퀄리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에 넷플연가는 아이스 브레이킹을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했고, 위와 같은 해결책을 내놓았다. 일명 '1인 1감투'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넷플연가의 모든 모임은 첫 모임에서 참가자들에게 역할 카드를 고르게 한다. 참가자는 네 번의 모임 동안 자신이 고른 카드에 적힌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각각의 역할은 OTT 플랫폼에서 감상할 수 있는 유명 콘텐츠들 속 캐릭터로 대표된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의 인기 캐릭터, 나이로비가 그려진 '돈 관리 요정' 카드를 고른 사람은 모임에서 추가 지출 또는 더치페이가 필요할 경우 총무를 담당해야 한다. 자신의 목숨까지 걸어가며 조직의 자금을 관리했던 나이로비처럼.
역할 카드는 얼어붙은 분위기를 풀어주는 것 외에도 넷플연가의 모임에 대한 참여자들의 몰입을 도왔다. 위 사진들은 내가 2021년 4월부터 6월까지 <詩공간, 오후를 감싸는 시 쓰기>에 참가하는 동안 단체 카톡방에서 오간 대화를 캡쳐한 것이다. 모임이 끝난 이후까지도 역할 카드에 대해 이야기하고,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각자 맡은 자리에서 서로를 위해 책임감을 갖고 몰입할 수 있는 요소들을 넣어두었다는 넷플연가 측의 입장에서도 드러나듯, 복합적인 기능을 염두에 두고 구상한 프로덕트임을 알 수 있다.
위 사진은 <詩공간, 오후를 감싸는 시 쓰기> 첫 모임 당시 역할 카드를 고를 때 촬영한 것이다. 나는 이때 뭐가 뭔지 모르는 채 아무 거나(ㅋㅋ) 골랐는데, 번개모임 요정⚡ 역할이 걸렸다. 공식적인 모임 이외에 따로 번개모임을 추진하는 역할이었다. 비록 코로나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져 역할을 제대로 완수하진 못했지만, 시인님의 주도 하에 줌(zoom)을 통한 맥주 잡담회(?)를 진행하기는 했었다.
이번 시즌의 <詩공간, 오후를 감싸는 시 쓰기>에서는 조온습 요정�️을 맡게 됐다. 모임 공간의 조명, 온도, 습도를 관리하는 역할이다. 첫 번째 모임이 끝날 때 모임지기님이 나에게 히터 리모컨을 건네주셨다... 앞으로 남은 세 번의 모임 동안 최선을 다해 나의 역할에 과몰입해보려고 한다.
+ 2022. 01. 20. 추가
OTT 콘텐츠 감상이 현대인의 필수적인 라이프스타일로 자리했지만, '감상 후 남는 것이 없다'는 문제 발생
오프라인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여 ‘같은’ 주제와 영화에 관심 있는 ‘다른’ 배경의 매력적인 사람들을 만나게 하고, 고객들이 서로 유익함을 주고받게 하여 문제를 해결하고자 함
다음과 같은 기획, 공간, 사람을 제공하여 모임을 개설하고 사람들을 모았음
기획 - 정기 모임, 이벤트, 소모임 기획 및 콘텐츠화
공간 - 공간 제공자들과 제휴를 체결하여 모임 공간 제공 및 관리
사람 - 모임장 섭외 및 모임지기(모임장을 도와 운영 및 관리를 돕는 넷플연가 직원) 선발
* 과제 형식에 맞는 정리가 부족했던 것 같아 마지막 부분에 넷플연가의 Why, How, What을 요약 정리했습니다.
참고자료
에스엠라운지, 「살롱의 법칙 - 넷플연가 전희재」, ARENA, 2020.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