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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수이 Apr 28. 2022

새내기지만 강연자입니다

서울연구원 2022 빅데이터 기반 비즈니스 혁신 전문가 온라인 세미나


20대 취업준비생이
서울연구원 세미나의
강연자가 될 수 있던 까닭






1. 근황인듯 잡설인듯


브런치는 굉장히 오랜만이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그동안의 근황을 말하자면, 두말할 것 없이 코드스테이츠 PMB 10기를 마무리하는 데 집중했다. 물론 코드스테이츠와 관련한 회고는 이후 따로 업로드할 예정이다. PMB를 끝낸 소감은 절대 글 몇 줄로 압축할 수가 없는 것이기에...^^


이밖에도 수많은 변화와 사건이 있었지만, 그 이야기들은 이후에 업로드할 회고글에서 차차 다루도록 하고... 오늘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러 브런치에 들렀다. 오늘은 다름이 아니라 지난 4월 19일, 나에게 발생했던 빅 이벤트에 관한 썰을 풀어놓고자 한다.




브런치를 통한
강연 제안


때는 2022년 3월 10일... 몰아치는 PMB 과제와 수업에 녹초가 되어서 "차라리 팀 프로젝트 빨리 시작했으면"이라고 되뇌던 시점이다. 교육의 후반부였다 보니 개발과 디자인에 이어 실무에 쓰이는 낯선 툴과 방법론을 얼마 안 되는 머릿속 공간에 욱여넣기 바빴다. PMB 오세요... 공간 창출의 귀재가 될지도.


그러던 중, 브런치로부터 제안이 하나 도착했다. 과제와 수업이 많았다는 말은 즉슨 그만큼 브런치도 활발하게 운영했던 시기였기에 이런저런 제안이 날아오고는 했었다. 그런데 이번 제안은 무언가 좀 달랐다. 바로 메일 내용을 공개하자면...



네에... 서울연구원이라는 단어에 한 번, 빅데이터라는 단어에 한 번, 전문가라는 단어에 또 한 번. 도합 세 차례나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당황스러운 마음과 함께 메일을 아무리 다시 읽어 보아도 내가 이 강연에 어울리는 사람일지 확신이 없었다. 대체 어떤 점을 기대하고 메일을 보내신 걸까... 최대한 굽신거리면서 강연의 성격과 수준(?)을 여쭤보았다.


제가 정말... 강연자라는 것이 되어도 되는 걸까요?


그랬더니 담당자 김○○ 연구원님이 몹시 친절하게 답변해주셨다. 지난 회차 다른 분들이 진행하셨던 강연의 주제를 예시로 들면서, 부담 느끼실 필요 없고, 충분한 역량을 가진 것으로 보여 섭외 요청을 드린 거라고 말씀해주셨다. 좋은 마음으로 강연을 제안하신 담당자님에게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비즈니스 이메일 매너와 같은 소통 예절을 최대한 지키고자 노력했다.


그렇게 덥석(?) 서울연구원의 빅데이터 세미나를 승낙했다. "그래도 4월 중순이면 팀 프로젝트도 끝나고 좀 여유로워지겠지"라는 마음으로 날짜를 4월 19일로 정했다. 솔직히 부담감이 대단했지만(^^;) 그때 기준으로 한 달이라는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그 안에 뭐라도 나오겠지"라며 안심했고... 이렇게 3월의 나는 위와 같은 두 가지의 과오를 저지르고 말았던 것이다.


은미야 일은 생각하고 저지르자!






2. 강연을 준비하며


사람 살려...! 강연을 준비하면서 내 머릿속을 가득 메웠던 단말마였다. 강연 섭외 이후인 3월 하순~4월 중순 내내 팀 프로젝트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매일 2시간씩 팀원과 게더타운에서 만나 회의하고, 피드백을 받고, 업무를 분담하고, 다음 회의 전까지 내 몫을 해와야 하는 상황이었다.


친절한 담당자님과의 커뮤니케이션


그런 상황에서 강연까지 덥석 승낙해버리다니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모르겠다. 물론, 팀 프로젝트가 예정되어 있다는 건 나도 알고 있는 부분이었다. 그런데 위기는 언제나 상상의 범주를 벗어날 때 찾아오는 법. 팀 프로젝트가 이렇게까지 빡셀 줄은 몰랐죠ㅎㅅㅎ


그리하여 팀 프로젝트로 인해 강연 준비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준비를 천천히 하기 위해서 일정을 여유 있게 잡아놓은 것이 화근(?)이었다. 대부분의 사람은... 시간이 주어지면 일을 하지 않는다. 일을 미룰 뿐... 그래서 팀 프로젝트 때문에 지쳤다는 핑계로 강연 준비를 미룰 만큼 미뤘다.



그렇게 강연 일주일 전이 됐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나의 강연. 먼저, 노션(https://www.notion.so/)을 켜서 강연 개요를 써내려갔다. 개요 겸 대본이었는데, 팀 프로젝트와 병행하기 위해서는 PT 자료에 많은 내용을 담기보다는 대본을 착실하게 작성해서 말로 전달하는 정보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PT 자료는 미리캔버스(https://www.miricanvas.com/)로 만들었다. 경기도 대학생 기자단으로 활동할 때부터 나의 손과 발이 되어준 서비스이다. 카드뉴스와 PT 자료를 디자인하는 데 이만한 서비스가 없다. 그런데도 생각보다 모르는 지인들이 많아서 이곳저곳 추천하고 다녔다. 나는 누구에게 추천 받았다기보다는... 구글 광고에서 보고 괜찮아 보여서 쓰기 시작했었다.


PT 자료를 간단하게 만들기로 결정한 만큼 대본 작성에 진심이 되지 않을 수 없었는데...ㅋㅋㅋ 그래서 일주일이라는 준비 기간 동안 5일을 대본에, 나머지 2일을 PT 자료 제작에 썼다(...). 결국 이틀 만에 67페이지짜리 PT 자료를 만든 셈이고... 분명 간단하게 하기로 했던 것 같은데...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치솟는 장표






3. 대망의 강연일


그렇게 2022년 4월 19일, 오후 3시가 되었다. 준비 기간 동안 개인적인 시간까지 챙기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전에도 내가 번아웃을 겪었던 일을 고백하면서 말한 적이 있듯, 쉬는 시간까지 잘 챙기는 사람이야말로 진짜 일을 잘 하는 사람이다. 자신이 휴식할 시간을 제외한 채 그저 일-일-일만으로 일정을 가득 채우는 건... 어쩌면 일종의 아집일 수도 있다. 스스로 능력을 과신하는 데서 나오는 아집.


갑자기 쓸데없이 진지한 이야기가 됐는데, 결국 3-4월은 바빴다는 말! 열심히 준비한 만큼 제대로 된 내용을 전달드리고 싶은 마음도 컸다. 준비 과정에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내가 갖고 있는 무기가 뭘까?"였다.


그러나... 신입들이 갖고 있는 '무기'란 대개 이런 모습으로 발사된다




경력 = 능력?



담당자님의 소개에 따르면, 나는 이례적으로 어린 나이의 사회 초년생 강연자였다고 한다. 사실 사회에 (거의) 첫 발을 내딛은 나는 어딜 가나 '어리숙한 사람'처럼 여겨지거나, 혹은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기 딱 좋은 상태이다.


그러나 요즘의 나는, 특히 이런 강연과 같은 큰 일들을 맞닥뜨릴 때면 "경력이 능력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는 믿음으로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다. 물론 나의 부족한 점은 빠르게 인정하고 배워나가야 하지만, 고작 사회 경험이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지나치게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강연을 진행하면서 참석자인 서울연구원 재직자 100여 분들에게 쏘아올릴 수 있는(?) 나만의 무기를 발견하고, 그것을 가다듬는 데 공을 들였다. "어떤 말을 전해야 할까?", "어떻게 말하는 편이 효과적일까?", "나에게 궁금한 점이 무엇일까?" 등의 꼬리 질문은 이후 자연스럽게 뒤따랐다.




결과적으로 내가 어필한 나만의 무기 두 개를 소개하자면, 하나는 관심사, 또 하나는 성격이었다. 전자는 나의 관심사이자, 대학교에서 공부한 내용이기도 한 '스토리'에 관한 것이다. 위 사진처럼 PM에게 데이터 리터러시가 중요한 이유를 언급하면서 작가의 스토리텔링과 PM의 스토리텔링을 비교했다.


스토리텔링이란 결국 상대방이 원하는 정보를 흥미롭게 가공해서 일방향 또는 양방향 소통을 시도하는 모든 행위이기에,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지만, 작가-독자라는 일방향 소통에 치중한 작가의 스토리텔링과는 달리, PM은 프로덕트에서 벌어지는 실시간 양방향 소통에 집중해야 하는 사람이라는 식으로 설명을 풀어나갔다.


그 다음으로 후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농담을 치거나 재치를 부리지 않고서는 좀이 쑤시는 나의 성격 덕을 보았다는 것이다(ㅋㅋ). 위 오른쪽 사진은 데이터를 잘 활용한 애플리케이션 사례 중 뱅크샐러드를 소개하면서, 과거 브런치에 인용했던 짤을 첨부한 것이다.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를 꼽자면 돈과 건강이 있을진대, 뱅크샐러드는 그 두 가지를 마이 데이터를 통해 효과적으로 연결짓고 활용하여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라는 설명을 조금이나마 흥미있게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조금은 서투르고, 조금은 쑥스러운ㅋㅋㅋ... 꿀팁이라고 하기도 뭐한 꿀팁이지만, 나는 이런 노하우로 새롭고 어려운 영역에 발을 내딛어가는 것 같다. 소소하고 수수해보일지 몰라도, 내가 갖고 있는 재료를 최대한 끌어모아 세상에 없던 맛을 선보이려고 한다. 마치 라잌 대장금... 요즘은 이런 PM으로 살고 있다. 노력할 것 투성이지만 그래서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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