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나의 어느 날
남자와 여자는 오랜만에 주말 외식을 했다. 중국집이다.
둘이는 나누어 먹기로 하고 해물 쟁반 짜장과 그냥 짜장을 주문했다.
생각보다 빨리 테이블 위 여자 앞에는 해물 쟁반 짜장이 그리고 남자 앞에는 나머지 짜장이 놓였다.
여자는 먹으면서 연신 해물과 죽순을 제 널찍한 그릇에서 남자의 그릇으로 옮겼다.
짜장과 같이 나온 소복이 담겼던 양파는 남자가 다 먹었고, 노란 단무지는 여자만 먹었다.
먹는 동안 여자의 끈달이 얇은 청 원피스에는 아무 일이 없었는데, 남자의 깔끔했던 셔츠에는 세 군데나 짜장 소스가 튀겼고 여자는 튈 때마다 알려줬다.
둘이는 먹으면서 몇 번이나 웃었는데, 그게 별 것이 아닌 것이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웃은 이유가 생각이 나질 않는다. 다만 여자는 문득 양치를 한다 해도 한동안 남자의 입에서는 양파 냄새가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좀 그랬다. 어쨌든, 맛있게, 배부르게 외식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