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4월이다!

by 조은미

4월이다. 달라진 바람과 햇살이 게으른 마음을 토닥여 일으킨다. 새롭다.

꽃이 샘내지 않은 따스하고 거짓말처럼 아름다웠던 날, 2년 전 4월의 첫날에 아들이 결혼했다. 이어 엿새 후에는 내가 결혼한 날이 따라온다. 서툴어 더 생생한 그 하루가 올해에는 서른다섯 번째로 묵직해져 찾아왔다.

4월을 잔인하다 했던 시인의 노래가 은유가 아닌 날이 4월 안에 있다. 슬픔의 바다에 침몰했던 그날은 딸애의 생일이기도 하다. 여러 해 동안 우리는 생일 축하노래를 힘차게 부르지 못했었다. 그리고 누군가의 명치끝에 여전히 출렁일 그 참담함을 기억한다.


모두의 눈과 귀를 한 곳을 모은 후에야 답답했던 이번 4월이 정말 새로워졌다. 따스하고 시원한 바람에 겉옷을 벗어 들고 나들이했다. 전심으로 움트고 있는 꽃망울들을 보았다. 남김없이 만개하고, 하늘에 흩날리고, 봄비에 보도를 수놓을 순하고 참한 4월을 기대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강아지 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