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다. 달라진 바람과 햇살이 게으른 마음을 토닥여 일으킨다. 새롭다.
꽃이 샘내지 않은 따스하고 거짓말처럼 아름다웠던 날, 2년 전 4월의 첫날에 아들이 결혼했다. 이어 엿새 후에는 내가 결혼한 날이 따라온다. 서툴어 더 생생한 그 하루가 올해에는 서른다섯 번째로 묵직해져 찾아왔다.
4월을 잔인하다 했던 시인의 노래가 은유가 아닌 날이 4월 안에 있다. 슬픔의 바다에 침몰했던 그날은 딸애의 생일이기도 하다. 여러 해 동안 우리는 생일 축하노래를 힘차게 부르지 못했었다. 그리고 누군가의 명치끝에 여전히 출렁일 그 참담함을 기억한다.
모두의 눈과 귀를 한 곳을 모은 후에야 답답했던 이번 4월이 정말 새로워졌다. 따스하고 시원한 바람에 겉옷을 벗어 들고 나들이했다. 전심으로 움트고 있는 꽃망울들을 보았다. 남김없이 만개하고, 하늘에 흩날리고, 봄비에 보도를 수놓을 순하고 참한 4월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