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조은미

종종 잠들기 전, 누운 채로 남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어느 날 밤, 꿈을 좇아 독일에 간 큰아들 이야기를 하다가 남편에게 물었다. 어린 시절의 꿈이 뭐였냐고… 남편은 그런 거 없었다고 말했다. 나는 “진짜? 아니 왜? 그럼~, 부모님이 뭐 되라고 하신 것도 없었어?” 하고 다시 한번 물었더니 남편은 “없는데?” 하고 당당히 말했다. “그것 참 이상하군!” 중얼댔다. 남편은 내게 꿈이 무엇이었냐고 묻지 않았다. 살면서 이미 내가 수도 없이 말했기 때문이다.


나의 꿈은 초등학교 선생님이나 중학교 영어선생님이었다. 초등학생 때에는 담임선생님의 사랑을 받았고, 중학생 때에는 영어선생님을 사랑했다. 그런데 나의 대입시험 점수는 교대(교육대학) 가기에는 못 미쳤고, 사범대학 시험에는 떨어졌다. 그러나 엄마가 된 후, 드디어 나는 내 아이들의 친구들에게 선생님 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모아놓고 영어를 가르쳤을 때부터이다.. 세 아이들이 모두 커서 품을 떠난 다음에는 꼬마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생활습관을 지도했다. 그들은 나에게 “떤땡님~!”이라고 부르고, 나는 “으응~?, 왜에??” 하고 대답한다. 나의 꿈은 이렇게 이루어졌고, 나의 남편은 꿈이 없었다면서 나랑 재미있게 잘 살고 있으니 꿈을 다 이루었다는 이상한 소리를 가끔 한다.


꿈을 이룬 나는 여전히 꿈을 꾼다. 매일 밤마다 각양각색의 꿈을 꾼다. 꿈을 꾸다가 일장연설도 하고 꿈을 꾸다가 베개가 젖어들도록 울기도 하는데 그런 날의 주인공은 하늘에 계신 엄마다. 꿈을 잠재우려 약을 먹기도 하지만, 어떨 때는 꿈에서 꿈이 깨지 않기를 바라기도 한다. 모쪼록 마지막에는 좋은 꿈을 꾸며 새로운 나라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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