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회 감상
첫회부터 심상치 않아서 그래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어제 막 종영한 '우리들의 블루스'는 이제 나의 새로운 인생작이 되었다. 감동과 치유의 시간이 된 드라마의 힘과 이야기의 강력함을 다시금 실감한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듯하다.
처음엔 그저 주연급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는 소식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이야기가 열리면서 그 거물급 배우들이 조연처럼 뒷전에서 조용히 자리하며, 펼쳐지는 이야기에 배경이 되어주고 깊이를 주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이어지는 에피소드들 마다 인생이 그러하듯 웃음과 눈물은 필수였다. 친구로 이웃으로 얽혀있는 한 마을 사람들의 삶을 그렇게 따로 또 같이 어우러져 보여주었다. 사람 사는 진리를 그렇게 알려주었다.
덕분에 주말마다 제주를 다녀오는 기분마저 들었다. 조화로운 그들의 표정과 목소리며 몸짓은 충분히 그렇게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리고 드디어 마지막 두 회에 걸쳐 정점을 찍었다. 남다른 사연을 갖은 어머니와 아들이 함께 며칠을 보낸다. 긴 세월동안 머금었던 미움과 서러움의 막이 내려진다. 용서라는 말이 미안하다는 말을 삼키지도 않았는데...
설명할 수 없는 일이 있다. 답 같지도 않은 답이 있고 답이 없는 답도 있다. 나도 그랬다. 따졌고 물었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시간으로 해결되지 않는 것도 있는 거다. 그러나 때로는 그저 마음이 녹아질 수 있다. 기적처럼 서로의 눈빛이 읽어지면서... 최종회에서 나누는 엄마와 아들 한 마디 한 마디 무심한 대화의 모든 대사에 눈물을 흘렸다. 소리 내어 엉엉 울었다. 때로 대단치 않은 것처럼 보일지라도 우리는 모두 사랑에 목이 마르고 그 갈증을 해소하려 이 모양 저 모양으로 발버둥 치는 것이 인생이다. 시간은 유한하고 그러기에 사는 날 동안 서로 부둥켜안고 사랑하자. 가능하다면 마르지 않는 사랑으로... 드라마처럼... 블루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