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은미 Jun 10. 2022

다소 긴 휴식

변명

약속된 시간에 일정한 책임을 다하여서 얻는 성취감은 좋다. 다만 쉽지 않다. 원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뜻만큼 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고 만일 달갑지 않은 일이라면 성취는 둘째치고 과정이 고역이다.

휴식이 필요하다.


자발적인 쉼 같기도 하고 굴러들어 온 휴식이기도 한 어쩔 수 없는 멈춤. 그 위에 모든 게 뒤엉킨 시간을 다소 길게 보냈다.


쓰기를 멈추었다.

일상이 바빠지자 그저 시들어버렸다. 뜬구름 같은 사랑이었나 진심이 아니었나, 다른 근심과 낯선 즐거움에 쉽게 자리를 내어준 이유를 헤아린다.


쓰기가 가볍지 않아 졌다. 노래이고 싶은데 드라마를 꿈꾸었다. 사라지는 일상을 수집하려 하니 지난 일상은 자꾸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갔고  당장의 하루하루는 분주했다. 생각이 줄어들지 않을뿐더러 몸을 움직여야 할 일 들은 쏟아졌다. 게다가 이제 나의 글은 미지의 친구들에게까지 선 보이려 줄을 선다.


실종된 성실함과 소박한 첫 마음을 수색하고 있다.

우선은 나를 위해 다시 펜을 들기로 하자. 잔잔히 용기가 찾아와 글이 전하여지고 나의 이야기를 반기는 이들이 있다면 활짝 미소로 감사하자. 제대로 끼니를 때우며 몸을 살피고 땀을 내어 손끝이 살아있도록 보존하자. 의미 없는 바람과 푸릇한 소망을 구별해서 생기 있는 마음을 지켜내자.. 이렇게 리셋하자.






작가의 이전글 작은 창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