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를 문틀에 올려두고
발뒤꿈치 살짝 든다
가슴께를 창틀에 기대어서
밖으로 얼굴 쑤욱 내밀면
흘러가는 구름부터 흔들리는 나뭇잎
야옹야옹 웅크린 고양이가 보이고
저만치 집 창 안의 움직임이 아롱 인다
자전거가 간다.
천천히 가지 저러다 부딪치면 어쩌려고…
속 생각이 후드득 빗방울 소리에 잠기면
우산 없는 사람들의 바쁜 걸음과
흩어지는 먼지 냄새가 나란히
골목길에 찾아들고
담 아래 쌓아놓은 종이상자도 젖어들고...
팔과 얼굴에 부딪히는 빗물을 참다
창을 닫고 돌아서 다시 밖을 돌아보니
앞 집 한 귀퉁이만 보인다.
창이 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