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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은미 May 31. 2022

작은 창


팔꿈치를 문틀에 올려두고

발뒤꿈치 살짝 든다

가슴께를 창틀에 기대어서

밖으로 얼굴 쑤욱 내밀면


흘러가는 구름부터 흔들리는 나뭇잎

야옹야옹 웅크린 고양이가 보이고

저만치 집 창 안의 움직임이 아롱 인다


자전거가 간다.

천천히 가지 저러다 부딪치면 어쩌려고…

속 생각이 후드득 빗방울 소리에 잠기면


우산 없는 사람들의 바쁜 걸음과

흩어지는 먼지 냄새가 나란히

골목길에 찾아들고

담 아래 쌓아놓은 종이상자도 젖어들고...


팔과 얼굴에 부딪히는 빗물을 참다

창을 닫고 돌아서 다시 밖을 돌아보니

앞 집 한 귀퉁이만 보인다.


창이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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