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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은미 Aug 30. 2022

동물의 왕국

포유류

좋아하는  티브이 프로그램  하나가 동물의 왕국입니다. 세상 여러 곳의 근접할  없는 동물들을 찬찬히 엿보며 매번 감탄합니다. 나는 사자와 호랑이 그리고 표범과 치타  맹수류의  늠름함과 품위 있는 생김새에 매력을 느낍니다. 특히 사자에게서는 나니아 연대기의 사자가 오버랩되며 기분이 좋아집니다.  무리가 사냥에 나설 때면 그것이  성공해서 거느리고 있는 어린 녀석들까지 든든히 배불리기를 바라는 마음이  정도입니다.


내가 돌보는 꼬마들과 함께 서로 가장 좋아하는 동물들에 관해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토끼와 다람쥐, 강아지와 고양이를 사랑하는 아이들은 내가 사자와 호랑이를 좋아한다고 하니 화들짝 놀라며 동그래진 눈으로 무섭지 않냐고 물었습니다. 나는 부랴부랴 직접 만날 일이 없으므로 무서울 일이 없다는 궁색한 대답을 늘어놓으며 사족을 달아 그들의 멋짐을 설명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전래동화 속에 등장하는 꼬부랑 할머니를 삼키고, 어머니의 떡을 빼앗아 먹고, 오누이를 하늘의 해와 달이 되게 만든 호랑이 이야기를 뒤로 하고 그저 녀석들이 어서 커서 나니아 연대기를 읽었으면 하고 바랄 뿐입니다.


포유류 중에서도 세상에 나오자마자 벌떡 일어서는 씩씩한 새끼들도 있지만 출생 직 후 전적으로 어미에게 의지하는 여린 것들을 볼 때면 그들이 맹수인 것과 무관하게 사랑스러워집니다. 또한 출생 즉시 알아서 먹이활동을 하는 종들도 기특하기는 하지만 눈도 뜨지 못한 채로 어미 품을 파고들어 젖을 찾고 또 주둥이로 새끼를 핥아주며 품 안으로 끌이는 모습을 볼 때에 내 마음은 특별한 감정으로 차오릅니다.


동물의 왕국에 등장하는 수많은 주인공들의 놀라운 능력과 색다른 성품과 속성을 알게 될수록 나는 전능자의 무한한 창조력에 경탄합니다. 그러나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의 커다란 틀 안에서 그들이 존재하고 또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는 인간사에서의 동일한 냉혹함과 무정함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무자비함을 또 동물의 왕국이라 부릅니다.


바다 생물 중에서도 나는 고래를 가장 좋아합니다. (최근 종영된 드라마와 무관한 오래전부터의 기호임) 아무래도 나의 아이들을 수유했던 시절을 그리워하며 포유류가 최고라고 여기나 봅니다. 젖을 물리며 느꼈던 뻐근함 그 저릿한 여운을 남기며 알싸하고 시원하게 내게서 아기에게로 전달되었던 만 가지의 행복감이 생각나 그런가 봅니다.


동물의 왕국 최애 동물을 이야기하다가 포유류 예찬으로 그리고 급기야는 모유수유의 추억이 소환되었습니다. 어쨌거나 나는 동물의 왕국을 계속 재미있게 시청하렵니다.라고 급하게 마무리하려다가 다시 나의 마음 깊은 곳 꿈 하나를 매달아 둡니다.


늑대가 새끼 양과 함께 살고, 표범이 새끼 염소와 함께 지내며, 송아지가 새끼 사자와 더불어 살쪄가고, 어린아이가 그들을 몰고 다니는 그런 세상. 암소와 곰이 나란히 풀을 뜯고 그 새끼들이 함께 지내며 사자가 소처럼 여물을 먹고 젖먹이가 독사 굴 위에서 장난하며 젖 떨어진 아이가 살모사 굴에 손을 디미는 극강의 평화를 담은 세상을 말입니다. 서로 사랑하는 모습이 단지 이야기와 노래와 그림으로 만 남지 않는 그런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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