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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은미 Feb 11. 2023

하늘을 나는 꿈을 꾸기도 했다. 그것이... 그냥 절로 날아오르는 게 아니다. 나름의 동작이 있다. 팔을 벌리고 (날개도 아닌) 얼마간을 뛰다가 멈추는 찰나, 점프하듯 발을 땅에서 한번 구르며 동시에 다리를 펴면 두둥실 몸이 떴다. 어찌어찌 몸을 비틀면 우로나 좌로 혹은 위아래로 방향이 바뀌기도 한다. 빠르고 느리기의 조절 방법은 도통 생각이 나지를 않는데 아마도 날아다니는 꿈을 꾼 지가 까마득해서인가 보다.


물고기, 아니 인어처럼 물속에서 헤엄치는 꿈도 꾸었다. 바다 동물 종류에 박식하지 않아 그저 뻔한 물고기들과 어울려 역시 두둥실 물살을 헤치며 오르락내리락하다가 나에게 부레가 없다는 걸 깨달은 것인지 갑자기 숨이 막히면 잠에서 깼다. 참고로 나는 수영도 못한다. 날지 못하는 것처럼...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뭔지를 실감한 지 오래되었는데도 깊은 잠을 자는 날은 줄어들었다. 대신 꿈을 많이 꾼다. 잠든 체 일장 연설을 하기도 하고 꿈에서는 가끔 깨어있을 때 결코 할 수 없는 용기로 싸움을 하기도 한다. 내 소리에 놀라 깨는 날도 있다. 그제는 자다가 "엄마~!"를 불렀고, 어제는 자다가 "모카, 모카! 안돼! 안돼!!"를 외쳤다.  꿈속에서 울면 베개가 젖는다. 그렇게 소리친 날엔 옆 사람도 깨운다. 어제는 딸아이를 깨웠다. 몇 년 전 했던 검사(다원수면검사)에서 '램수면 행동장애'라는 희한한 말을 들었었다. 램수면... 얕은 잠... 강아지들이 자는 잠... 항상 경계상태에 머무르는 잠... 나는 부러울 것도 없고, 무서울 것도 없다고 생각하는데 내 머릿속에선 딴생각인지... 참... 모르겠다.


다시 날아다니는 꿈을 꾸고 싶다. 바닷속을 깊이깊이 헤엄치고도 싶다. 숨차지 않고... 오래오래... 날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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