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여쁜 안드레아야,
가족이 된 지 열흘하고 이틀이 지났구나. 영상으로 만 이야기를 나누다가 지난해 비로소 만나 함께 보낸 시간도 꿈같은데 이 아름다운 사월에 네가 진정 나의 첫 며느리가 되었다니 말할 수 없이 기쁘고 행복하다.
이제 내일이면 함께 독일로 돌아가는 너희의 뒷모습을 보게 될 텐데 지난해와는 또 다른 아련한 마음이 벌써부터 들기 시작하는구나.
여태껏 그랬듯이 서로 더욱 많이 아끼고 사랑하고 참아주고 도닥이며 잘 지내렴. 한국과 스페인에서 태어나 가장 아름다운 시절에 꿈을 찾아온 독일에서 서로를 만나 함께하는 인생이 된 것이 생각할수록 참으로 신비롭다.
특별히 한국에서 맞은 올해의 너의 생일에 가족으로 축복할 수 있어서 정말 기뻤어. 온 식구가 원탁에 둘러앉아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웃으며 서로의 추억과 생각을 나누었던 그 시간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아 행복했다.
독일로 돌아가자마자 마주할 크고 작은 일들이 모두 적절하고 원만하게 해결될 뿐 아니라 앞으로 너희 앞에 펼쳐질 나날들 속에 빛나는 순간들이 쉼 없이 펼쳐지길 간절히 기도한다.
늘 몸과 마음이 건강할 수 있도록 부지런히 스스로 그리고 서로 잘 챙기기를 부탁해. 그래야 그 위에 더해질 너희의 노력이 또한 건강한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거야.
안드레아와 나의 큰 아들, 너희가 얼마나 자랑스럽고 대견하고 사랑스러운지 몰라. 너희 등 뒤에 늘 가족들의 응원이 있다는 것 잊지 말고 고단하고 외로울 수 있는 타국생활을 잘 이겨내길 바란다.
사랑이 차고 넘치도록 너희에게 전해져서 때마다 마르지 않는 너희의 샘물이 되기를 바라며...
덕은동 새 집에서 엄마가...
2023.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