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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Mar 21. 2016

에밀리의 일본어 식탁

칸지의 부엌을 통한 중국음식(8)

글이 날아갔다  잠시 방심한 틈에..

실은 너무 두서없이 적었나 싶기도 했었지만 말이다.

순서를 잠시   

그와 그녀의 항저우 여행이 앞서버린 내용이돼 버렸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실인즉..

직접 읽은 독자가 아닌 다음에야 내용의 연결이 오히려 이 순서가 더 나은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상하이에서 항저우의 꺼져가는 생명의 숙부를 만나기 전에 그들의 여행 수순은 먼저 그녀가 모르던 친자 확인의 순서였다.

임종을 앞둔 숙부의 마지막 가르침과 모습을 요리경연대회 전에 뵙고 싶었지만 실은 표를 구할 수가 없었던 차에 그녀의 일정에 표 한 장이 생겨버린 탓에 그들의 여행이 돼버렸던 여정이기도 했었다.

알지도 못하던 소녀의 존재에 , 이제 막 죽은 남편을 떠나보내던 그녀에게 그 여정은 실은 가혹한 일이었다.

친자소송을 위한 샘플을 얻으러 소녀를 키우고 있는 곳으로 찾아가는 상황이었기에 더 더우기 말이다.

그 여행에 어쩌다 동행이 돼버린 그가 그녀를 위해 해준 이야기가 하나 있다.

즉 중국인들이 중요시하는 부분에서의 첫 만남에서의 그녀의 자세랄까..

그들에게 보일 그녀의 모습을 정해 보라는 충고 속에 그들의 풍습 속의 이야기 하나가 들려진다.


`칼갈이 비에 관한 이 야이로서 

중국애 유명한 관공이라는 장수가 청룡어월도란 유명한 검을 가지고 적진의 연회에 홀로 초대받아 갔던 일화이다.`

연회장 앞에서 단 하나인 무기인 검까지 빼앗긴 채 , 적들에게 허리를 굽혀 절을 하고 찬사를 바친 다음 그들의 가문의 건강과 장수를 기원한 관공..

마침내 모든 적들이 일어나 박수를 치고 그를 포옹하고 검을 내주었다는 일화.

그 검을 받아 들자 그 검은 그의 손을 떠나 하늘로 올라갔다는.. 그 이후로는 6월이 되면 베이징에서는 특별한 비가 내린다고 기억되고 있다.

(이 일화는 아마도 삼국지의 단도부회 고사인듯한데, 관우가 노숙과의 회합을 마치고 칼을 돌려받자 하늘로 올라갔다거나, 해마다 6월이면 신들이 그 칼을 꺼내 닦는다든가 하는 이야기의 출처는 확실치 않다)

그를 쳐다보는 그녀에게 그는 다시 충고합니다.

쉽다고는 하지 않았어요. 아주 섬세하고 미묘하고 어려운 일이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말이지요.

근본적으로 태도의 문제입니다.

그 집에 들어갈 때 적으로 가는 겁니까?

친구로 가는 겁니까?.......


태도의 이야기를 나누는 그와 그녀..

동시간에 그들을 기다리는 손녀의 할머니  궈린의 마음에는 불안감이 가득하며,,

그 기다리는 시간 동안에 많은 것을 회상하게 된다.


상상과 현실 사이.

우리가 소망하는 것과 신들이 우리에게 허락하는 것 사이에는 언제나 긴장이 있다.

문명인들은 그 둘 사이를 중개하는 몸짓과 상상의 체계를 통해 위안을 얻는다. 즉, 세심한 외관 치장이라든가, 얼굴 표정 , 살림이 거덜날지언정 호화롭게 치르는 장례식과 결혼식,

가난하던 부유하던 사람들이 느끼는 것은 같다.

베이징의 뒷골목에서 자란 내 어린 시절 동안, 우리는 항상 배가 고팠다. 어쩌다 먹을 것이 생겨도 거친 차와 맨밥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일부러 그런 음식을 택한 것인 양 기뻐했고 질박하지만 영양가 있는 음식이야말로 최상의 철학이라고 신봉했다.

량 웨이(마지막 중국 요리사)


그녀  궈린의 이름은 이 나라에 반가운 비라는 뜻이었다.

중국인에게 흔한 기근 속의 배고픔의 경험은 비를 반가운 소식으로 맞을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1966년 할머니가 돌아가시던 해, 그녀는 열일곱 살이었다.

우리 세대는 상실의 세대로 불리게 되었지만 , 우리는 반대로 무엇에서든 맹령 했었다.

할머니께서는 살아계신 동안 일주일에 한두 번은 도시락을 싸셨다.

할머니께 도시락의 의미는 가족에 대한 사랑과 배려와 삶이었던 것이다.

내가 집을 떠나던 날.. 할머니가 내미신 도시락을   나는 비겁하게도 열차 속의 타인들에게 당당히 이야기도 못한 채 때었기고 만다.

여행길에 누가 밥을 준다던? 하던 할머니의 마지막 음성은 지금도 생생하다...

그녀 궈린에겐 손녀를 낳은 그녀의 딸인 가오린이 존재한다.

그들이 기다리는 외국 여인에게는 가오린의 존재나 손녀의 존재가 반갑지 않은 존재일 것이 뻔한 이치이지만..

그녀에게는 또 다른 삶인 것이다.

할머니가 그녀에게 그랬듯이 말이다...

마음속에 정확치 않은 손녀의 친부에 대한 사실 앞에서 그녀는 두려웠던 것이다.


중국어를 모른 척 한 구의 도움과 가족으로 자세를 정하고 다가선 그녀.

결국 소녀의 DNA와 또 다른 정보를 가지게 된다.

즉 , 그녀의 남편이 가오린을 만나던 시점에서 가오린에게 또 다른 남자가 존재했었다는 사실... 그러니까 그 소녀의 친부일 거라는 확률이 50프로라는 사실..

그러나 그녀는 그 소녀와 그 조부모에게 애정을 느끼게 된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시간만 흐르면 친자확인 결과가 통보될 것이니 말이다..

그와 그녀는 항저우의 촛불 같은 생명으로 그들을 기다리는 숙부에게 로빠르 게   향한다


에밀리의 도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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