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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Apr 12. 2016

여행 이야기

봄 날...하나

2016년 4월 4일...

막내를 논산 훈련장에서 이별하고...

축구와 운동으로 다져진 몸이지만 지난겨울 귀국하고 다친 발 때문에  , 

큰 아이 때는 이런저런 일도 바빴지만 무엇보다 카투사라는 정해진 부대로 가는 터라...

손가락 열개를 깨물어 다 아프겠지만.. 그냥 막내를 떠올리면 맘이 더 간다..

큰 아이는 본인의 모든 스케줄에 완벽한 관리를 하는 탁이라 믿어져서인지도 모르겠지만.. 조금은 항상 뒤통수를 치기도 하는 막내는 떨어져 지낸지 3년이 되어가도 여전히 내 어느 가슴 한편을 건드리곤 하는 탓인가 보다..

여행 이야기를 쓴다는 것이 서두가 옆길로 흘러갔다...


글도 서툰 내가 매거진을 쓰기 위해선 컴을 켜아한다.

항상 핸드폰으로 익숙한 것들이 새삼 스설 노트북을 켜고.....

조금은 방치해둔 몇 달의 겨울이 지나고 막내의 자원입대와 더불어 성큼 다가온 봄날들이..



지난겨울 생사의 기로를 넘나들던 노견을 끌고 옆지기가 있는 남쪽 사택으로 내려온 지 일주일이 되어간다.

사택엔 와이파이가 안 되는 까닭으로  이유를 치부하고  이제야 카페 한 구석에서 그동안 밀린 미 거진 몇 편을 서둘러 두들기고 있다.

올 해의 진해 군항제는 막내의 입영과 맞물려 뒤편으로 던져놓던 것이 었는데, 아직 조금씩 남아있는 벚나무들에 힘입어 지난 주중  한적한 목요일을 선택해서 나 홀로 털털 시내버스를 타고 한 시간을 넘게 진해로 향했다..


작년의 내 생애 처음의 진해 군항제는 옆지기와 경화역에서부터 걷기 시작해서 진해를 한 바퀴 돌다 보니, 인파에 지치고, 긴 길에 지쳐서 여좌천을 찾을 즈음엔 둘 다 말할 수 없는 피로감에 , 가득한 인파에 그냥 녹다운 이어던  희미한 기억이다..


검색을 해보니 여좌천 위쪽으로 생태 공원이 연결되어 잇는 듯하여 이번엔 그곳으로 마음을 정하고 책 한 권을 들고 버스에 올랐다.

용원 이곳은 진해 끝자락이며 신부산항의 접경지역으로 작은 어촌이다..

시골버스에 올라타시는 어르신들, 시장엘 나가시는 분들부터  다양한 여러분들의 이곳의 어투의 정감 있는 이야기들을 벗 삼고 맑은 하늘과 차창 밖으로 작은 정류장의 나무 한그루 등등의 겅겨운 풍경들로도 충분히 행복하던 지난 목요일...



그렇게 여좌천의 어느 목욕탕 정류장 앞에서 내려보니 생각 외로 한적한 여좌천의 윗부분이 내 눈으로 들어왔고 봄비가 내린 계단을 내려가 개천 길을 걸으며 열심히 핸드폰을 눌러대던 50줄의 나...

중간에 전날의 조금의 비로 불어난 물을 그냥 운동화 , 바지를 적셔가며 건너버리곤,,, 나 혼자 웃음 짓던 잠시의 짧은 순간...

하늘 위로 뻗은 꽃망울들과 내 손에 쏟아지는 꽃비들.. 맑은 하늘...

그렇게 걷다 보니 생태공원이 내 코앞이더라...


수양버들이 늘어지고, 누리장나무가 가득 피어 있고,,,,연못가 가득 늘어진 꽃과 나무기둥들...

그 밑동으로 떨어져 내린 꽃잎들..

여자들끼리 오신 분들..

모녀인 분들.

어디선가 한복을 빌려주나 보다 , 젊은 이들이 개량한복의 자태를 실루엣 삼아 사진을 찍어대고, 동네의 어린이집의 아이들의 행렬, 동네 어르신들의 산보 길, 젊은 해군 연인의 뒷모습 등등..

작은 원두막 같은 곳에 젖은 신발을 벗고, 양말을 말리며 잠시 책을 읽는 여유의 시간도...

일본 생활 이후 어쩌면 장점일 수도, 어쩌면 단점일 수도 있는 가끔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나 혼자의 행동들....


햇살과 그 모든 풍광들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전날 밤의 경화역 산보가 밤의 향연이었다면 그 날의 풍광은 신선이라도 있을 법한..

훈련소의 아들은 어떤지 잠시 접어두고 나만의 행복을 즐기던 4월 어느 목요일의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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