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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Jun 08. 2016

에밀리의 일본어 식탁

처음 떠난 쇼셜쿠킹팀과의 여행 그 첫 번째 해남 (6)

그리운 녀석이 있다..

이름하여 백호,,,,나는 계속 백구라고 불러제켰던....

주인의 부재에 주인 마나님을 밤새 문 앞에서 지키는 순직한   백호 말이다...

고천 농암에는 진돗개가 두 마리가 있다.

둘 다 이름이 백호라고 하셨던 ,,,

도착한 날 두 놈 중 한 마리는 보이질 않았다..

어디론가 드넓은 땅을 뛰어다니고 있을듯했던.. 백호가 돌아온 것은 우리가 첫날 저녁을 찔레꽃과 강과 바다가 만나는 장소를 마실 삼아 다녀온 해가지어 버린 뒤였다.

엄마의 차가 들어서니 이놈이 꼬리를 꼬리를 흔들어대며 늦게 들어온 본인의 처지를 변명이나 하듯  그런 모습으로 처음 만난 백호군...

아마도 나에게선 우리 집 노견의 냄새가 배어있을 터라 친근히 다가서니 거리낌 없이 곁을 내주던,,,

그렇게 밤 인사를 하고 다음날 이른 아침 , 난 모두들 잠든 틈을 타서 호박꽃 수정을 나가신 이샘을 만나러 가는 길을 백호와의 데이트 길로   

머리에 구리프를 매단 채로 농장 구석구석을 백호와 돌아보곤...


둘째 날 들은 이야기다...

백호가 작년에 연애를 한 이야기를...

어디인가에 백호는 식구들을 만들어 놓았고  나가서는 아니 들어오던 시간들...

겨우 잡아서 농장 안에 들여놓으니 시간이 지난 뒤에 까먹은 듯하다는 사실을...

수컷의 본능은 종족 번식에 있는 것을 잘 아는 나이지만,,

그래도 다 잊어버렸으랴... 싶기도 하다..

그렇게 잊은 듯 지내 던 백호가 요즘 다시 나가서는 귀가 시간이 늦어지는 사실이 아마도 다시 본능이 살아났는지 모르겠다는 샘의 이야기를 들으며...

별 일 아니게 넘길 수 있던 이야기이지만   백호의 첫 번째 가족들은 어찌 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다..



아무튼 짧은 이틀 밤이 었지만  백호군의 늠름함과 본인의 본분과 책임감을 잘 알고 있는 녀석이 어설픈 어른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어버렸다..

그 백호가 문득 그립다..

다음 방문때  기억해주려나?

그 이른 아침의 데이트길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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