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한 그녀들
여행 이야기에서 한 번 언급했던 주제 이긴 하지만..
2월이면 떠오르는 곳이 있다.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의 작은 시골 마을...
그곳의 2월의 축제 현장... 에서 만난 그녀들..
내가 경험했던 독일의 2월의 날씨는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 축축하며 뼈로 스며드는 추위....
그다지 좋은 인상은 아니다..
그런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그들, 그녀들,, 은 참 강인하다는 사실... 을 배웠다.
갓난아이들을 유모차에 그냥 방치 수준이다.. 굳이 표현하자면..
그렇다고 그것이 방치라는 뜻의 의미가 아니다.
그만큼 강인하게 키운다는 뜻이다.
부슬부슬 비도 아닌 눈도 아닌 흩뿌리는 차가운 날씨 속에서 거의 하루의 삼분의 이를 길에서. 주차장 앞에서 즐긴다.
아장아장 걷거나 5살짜리 아이들에게는 자립심을 가리키는 현장이기도 하다.
즉, 본인이 준비한 봉투나 주머니에 가 해의 간식의 절반 이상을 각자의 힘으로 마련하는 일이다.
돈을 지불하는 것은 아니다.
행령이 진행되는 축제 기간 동안.. 아이들은 행렬을 따라가며 , 때론 넘어지기도 하고, 덩치 큰 아저씨들의 어깨에 얹히기도 한 채 사탕과 쿠키 등의 간식거리를 받아내야 한다.
나와 동갑이던 그녀 마키지...
그녀에겐 늦둥이의 소녀까지 아이가 셋이 있다.
독일의 교육은 우리와는 다른 현실성이 가득한 김나지움에서 시작된다.
각자의 개성도 존중하고 , 강인하고 실질적인 교육이 가정과 학교에서 병행된다는 사실...
그래서 선진국인가 보다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던,.
마키지 역시 우리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자식 자랑도 할 줄 아는 엄마 다..
하나 분명한 선이 있다.
하나에서 열까지 연결해주고 따라다니고 간섭하는 어느 나라의 어떤 부류의 엄마가 아니라.
방치하는 듯하면서도 세밀한 관찰과 뚜렷한 경기 선을 제시하고 넘어서지 않는 ,,
때론 아파도, 때론 슬퍼도 지켜볼 줄 아는 현명함을 갖춘 그녀들..
그녀들이 독일의 내가 만났던 엄마들이다.
어떤 계기로 친구가 돼버린 그녀
무뚝뚝해 보이지만 그녀들은 강인하면서도 섬세하고 부드럽고 솔직하고 부끄러움을 잘 타기도 한다.
어느 지역을 가게 되면 , 난 항상 그 지역민들 사이로 스며들곤 한다.
왜?
그 지역의 깊은 맛을 정확히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마을 회관에서 축제 준비를 하느라 몇 달간을 모여서 준비하던 40대의 캉캉 춤을 추시던 아저씨들..
어린아이드릥 무용과 젊은이들의 리듬체조 등등...
나이와 상관없이 소박하고 즐겁게 모여서 준비하는 그들, 그녀들의 모습에서 알 수 없는 풍요로움과 넉넉함을 느꼈던 한 참 전의 축제 현장...
언젠가 다시 만나면 둘이 오붓이 데이트하다 전 그녀, 마키지.
그리고 축제 현장에서 맛보았던 그 진한 맛의 글루바인.
두 투하고 투박한 빵과 텁텁한 감자 등등을 주차장에서 먹어가며 , 마셔가며 , 쉬어가며 하루를 길거리의 행렬과 저녁의 한마당 축제 발표장으로의 여행은 그 어느 시간보다도 나에겐 뜻깊은 독일인들의 강인함을 부여해주었다.
역사적으로 장니했던 독일의 여러면 뒤에는, 그들을 지배하던 정치적 사상을 배제한 인간적인 그들의 웃음도 또한 깃들여 있다는 사실...
그래서 난 마키지가 때때로 그립고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