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하다못해 고혹스럽던 산책길에서...
전시회 하나를 보러 갔습니다.
찬란한 오방색들 사이에 취하고...
그 길에 걸었습니다.
미세먼지라길래 마스크도 하구 말입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노랗다.참 노오랗구나. 은행잎도 아니면서...
그렇게 시작된 산책길에서...
물들기 시작한 노란 색부터 붉어지는 붉은 잎까지..줍기 시작햇습니다.
십여년도 거슬러 올라 간 시간 속에서..
엄마와 단둘이 떠났 던 남이섬의 가을여행이 떠올랏드랬습니다.
소녀처럼 수줍게 웃으시며 단풍 잎을 주우시던 곱디 고운 내 엄마의 모습이...말이지요..
그렇게 엄마 몫까지 주워서 책 사이에 끼웠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추억이 소환되며 짙고 짙은 가을 색들에 그만 ...요즈음의 사투중이신 수척하다못해 그림자가드리워진 엄마의 모습이 겹쳐집니다..
두 주전이던가 엄마를 챙기고 오던 길에 잠시 들렸던 양재천 한 부분을 오늘은 더 끝에서부터 다른 높이로 다시 걸었습니다
사람의 시선의 높이에 따라 또 다른 광경들이 펼쳐지더군요.
그렇게 어쩌다보니 양재시민의 숲 까지..
노랗게 시작됬던 오늘의 빛들이 붉게 물들기 시작햇습니다
붉다못해 타오르듯 번지는 그 모든 것들에 그만 숨이 막혀 버렸습니다.
의자에 앉아 찍고있던 핸드폰의 음악 앱으로 브람스의 실내악을 크게 틀어버렷습니다 .
떨어지는 나뭇잎을 맞으며...
그와그녀들이 심지어 까치들까지 이별을 고하는 중인가 봅니다.
어쩌면 나 역시 엄마와의 추억을 소환하며 이별준비와 이별 연습을 하고 있나 봅니다.
노랗고
붉고
별빛같고
꽃빛같고
짙고짙어서 고혹스럽기까지한 모든 것들과의...
엄마의 마음이란 그 삼라만상의 모든 것을 품는 마음이겠지요
오늘 내 눈에 담은 모든 빛까지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