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mily Oct 01. 2019

여러분의 구월의 마지막 날은 어떠셨는지요?

다대포에서 하루를 보내다

한 달에 한 번씩 지방 작은 교회로 내려옵니다. 찬양 봉사도 하고 사택 청소도 하고 때론 저만의 시간도...

작년 늦가을 , 가시는 마지막 모습의 엄마를 지켜보면서 정한 일 중 하나였습니다. 두 달에 한 번씩 내려오던 일을 , 거기에 찬양 봉사도 곁들여야지로요...

아무튼 서론이 길어졌네요.

어제 이른 어침 우연히 다대포 미술제 기사를 보곤 , 서둘러 대 청소 뒤에 한 걸음에 달려갔더랬지요...


한 2년 만의 다대포로...


온통 환경에 대한 경고였습니다. 실인즉...


한낮의 해변가엔 바구니에 음식을 챙겨 나온 그녀들 , 웃통을 벗어 버리고 태양을 즐기는 외국인들 , 그리고 아이들과 엄마들.... 나 같은 혼자인 사람들 , 때론 카메라를 들고 말이죠.


바닷물이 점점 빠져나가는 물가에 서 있는 조각상들...

일기예보엔 오후 비 예보가 섞여 있어서 제 마음이 좀 급했습니다.

운동화를 신은 채 살살  몇 사람이 나 선 아직은 물이 고인 갯벌로 들어서 봤습니다.

여기저기에 머리에 , 가슴에 , 신체 한 부분들에 플라스틱으로 가득 찬 사람들의 조각 사이를..

결코 웃을 수 없던...

순간  , 갑자기 물이 다시 들어오는 느낌과 적막함이... 휙 둘러보니 아무도 없이 저만 그 조각상들 옆에 서 있지 뭡니까?

가고 싶은 조금 멀리의 집 모양의 건축물까지 가지도 못한 채  급히 발걸음을 돌려 버리며 못내 아쉬움을...

아쉬움은 남기고  잠시 카페에서 휴식과 독서로   ( 아지트 하나 발견했네요 )

그리고 다시 바다로 향한 오후 네시에...

여러분들이 촬영 겸 산책 겸... 갯벌 위를 거닐고 계신 덕에 마지막 작품 장소까지 총총총 ( 젖은 양말은 벗은 지 오래고 운동화는 수돗가에서 한 번 닦고 두 시간 말린 뒤 ).  

한 가족이 마지막 작품인 집에서 도란도란.... 이야길 나누더라는

그렇게 두 번째 갯벌 행보는 성공을 하고 나니  참  사람이 욕심이 생기더이다....

까짓 , 일몰까지 지켜보자로  말이죠..

그래서 보게 된 9월 하고도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기다리던 동안 앉아있던 의자 옆 자리의 어느 어머님께서... 그러시더군요

'젊은이들이 알아야는데... 쓰지 말아야는 플라스틱 등을....'

조용히 공감해 봤습니다만 우리 역시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어 씁쓸했고요...


요즈음은 풍경에 사람을 첨가합니다

인간 냄새가 나서 더 좋더라고요

2019년 9월 30일, 다대포의 일몰은 18시 하고도 10분이었습니다.

감히 앵글로 대기하시는 카메라를 든 분들 옆에서 핸드폰으로 용기를 내어 본 9월의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찬양선교의 숨은 공로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