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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Nov 29. 2019

여행 이야기

홋카이도에서 만났던 유바리 멜론을 떠 올리며

실인즉, 많이 지쳤었다.

스페인. 포르투갈을 종단하고 나자마자 ,

집안 일로 무주 함안 진주 사천을 거쳐 부산까지....

거기다 지방교회 추수감사절 찬양대 지휘..

엄마의 첫 기일과

아픈 누수 공사까지....

스페인. 포르투갈의 이야길 먼저 써야 는데..


오늘은 잠시 까마득한 추억 속 이야기로


홋카이도의 7월 후반부는 성게와 멜론의 계절이다.

15년도 더 거슬러 올라가서..

아마도 센다이에서 귀국 후 사오 년 뒤던가...


센다이 시절 선배 부부의 초청으로 홋카이도를 처음 방문했던 어느 여름.

친정이 그곳이던 부인 덕에 관광객이 아닌 현지 모드로 볼 수 있던, 먹을 수 있던 행복한 시간 들 속에서

오늘은 아주 짧은   인상 속의 디저트를 소개하려 한다.

아마도 희미한 기억 속에 어느 한적한 산속의 펜션 같은 곳에서의 아침 식사 후였던...


하얀 접시에 그 유명한 주황색 속 살을 드러 낸 유바리 멜론 한 조각..

주인장의 심각한 표정과  스푼으로 한가운데 부분을 푹 파내시더니 그 맛난 홋카이도 우유를 살짝 부으시곤  빙긋 웃으시며 우리에게 한 접시씩 내어주셨던...


손이 많이 가는 것도 ,

시간이 많이 걸리는 법 도  아니었지만,

그 조합의 맛은

내 입안에서, 머리에서 불꽃을 피어오르게 했었다.


어제 아침  ,

난 단호박 한 조각을 레인지에 돌려서

한 숟가락 푹 파내 곤  

냉장고 속 연유를 조금 따랐다.

갑자기 그 산속 산장의 주인장의 디저트가 그리웠기에....


안타깝게 당시의 디저트 사진은 찍은 기억이 없지만,

인장의 표정과 멜론에 얹힌 우유는 내 뇌에 확실하게 각인되어 있다

여름의 산속의 공기와 새소리와 풍경에 어우러졌던 최고의 디저트였음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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