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에서 9번째 정류장

LIFETIME 의 추억(1)

by emily

막내는 움직이는 남자아이다. 전형적인.

이사를 하자마자 우리가 첫 번째로 한 일은 재택근무를 하는 아빠를 방해하지 않으며, 우리도 스트레스를 덜 받기 위한 최선책으로 헬스장을 등록하는 일이었다.

두 달 먼저 이사 간 옆지기는 아파트를 6개월 렌트한 상태여서 렌트한 아파트 안에도 작은 헬스장과 수영장은 딸려 있었지만, 워낙 운동광인 막내에겐 너무나 작은 놀이터였고, 집에서 좀 떨어진 거리의 헬스장을 찾아 나선 이유는 재택근무인 아빠로부터의 해방? 인 이유도 있었다.

미시간 도 디트로이트 도시를 떠나서는 시골이다.

이야기인즉 땅값이 비싸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드넓은 땅위에 헬스장의 규모 역시 대륙답다.

일층은 6라인의 수영장과 커다란 미끄럼틀과 사우나가 딸린 온수 수영장이.

2층에는 헬스 기구들이 즐비한 공간과 GX 프로그램들이 진행되는 공간이 펼쳐져있고, 남녀 사우나장이 딸린 목욕탕과 탈의실, 때때로 진행 가능한 아이들의 생일파티 장소 자리, 댄스파티 공간 등이 즐비하게 구성된 드넓은 건물..

이름 하여 LIFETIME...


LIFETIME으로 들어가는 길엔 하얀 벚꽃나무가 나란히 서 있었다.

겨울에 도착한 나로서는 딱 나무에 관해서 자세히 아는 것도 없었기에 느끼질 못했던 입구의 나무들이 4월이 지나고 5월에 들어서니 하얗게 웃기 시작했다.

처음엔 막내를 위해 차로 픽업을 해야 해서 시작된 나의 헬스장 견학기가 어느 사이부터인가, 하루에 비는 시간이면 두 번도 달려가곤 하는 놀이터가 되어 있었다.

처음엔 그냥 러닝머신에서 걷기만 시작하던 내가, 어느 날부터인가는 근력운동을 하기 시작했고, 그 놀이터를 즐기기 시작한 것이었다.

노바이에 사는 동안, 본의 아니게 막내 때문에 학교와 학교 축구부, 한인 축구부 만으로도 내가 운전한 시간은 엄청난 양이 돼 버렸지만 , 그 사이사이 나의 놀이터로 달려가던 거리 역시 만만치 않다.


내가 주장하여, 아이를 위해 온 미국도 아니었고 정말 우연한, 아니 어쩌면 하나님께서 예비 주셨던 또 다른 길이었을지도 모르던 그 시절,

하루하루 참 꾸준히 도 , 무던히도 그 곳을 다니고 , 사랑하게 되었고 , 지금도 가끔은 그 곳의 그 모든 기구들과 시설들과 오가며 조금의 이야기를 떠들던 미국의 할머니 할아버지, 아줌마 아저씨, 아이들, 아가씨. 젊은이들이 그립곤 한다.

오가던 그 길들의 하얀 벚나무 꽃이 지난 봄 많이도 그립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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