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mily Jul 06. 2020

에밀리의 일본어 식탁

완두콩의 추억들

난 어려서 엄청난 편식장이었다.

내가 까탈스러웠다고 인지하고 있었던....

그러나 , 결혼을 하고 음식을 하다 깨달았다

나의 까탈스러움 뒤로 엄마의 음식 상차림의 영향도 컸다는 사실을...

엄마를 탓하는 건 절대 아니다.

다만 어린 시절 우리 집 집밥의 흐름은 친가보다 외가 쪽으로 기울어졌었고 , 그 중심에 엄마의 채식보다 육식 위주였다는 사실 역시 숨길수는 없다.

그렇다고 엄마가 아빠를 배제한 식단을 준비하신 건 아니다.

우린 항상 일요일 오후, 잔치국수를 먹던 기억 , 그 당시엔 다른 집도 다 같은 줄 알았었다.

아빠의 국수 사랑으로 이루어진 메뉴였다는 사실은 한참 뒤에 인지했다.


잠시 소셜 쿠킹도 쉬고 있는 이즈음 ,


오늘 아침 불현듯 완두콩이 떠 올랐다.

냉동실에 소분해 두었던 완두콩을 꺼냈고..

그렇게 걸쭉한 완두콩 수프를 준비했다.

엄마가 맛나게 드시던 추억도 ,

소셜쿠킹팀과의 완두콩 주제도 ,

도시락 수업 속의 완두콩도,

내 머릿속 서랍의 완두콩을 소환해본다.


오늘의 쏘울 푸드는

그래서 완두콩이다

아보카도를 닮은 그 녹빛에

장면들이 겹쳐진다.


벌써 7월이다.

모두가 더 힘들어지는 다시금 늘어나는 확진자 숫자도

녹빛에 스며드는

장마가 다시 시작되려는 7월 하고 여섯째 날이 시작됐다

작가의 이전글 가장 아름다운 화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