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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Sep 21. 2015

서투름

브런치를 시작한 이유 하나

나는 글을 참 못쓴다.

어려서부터 그렇게 낭만적이지도 못해 기억 하나,

욕심도 많았고 감정도 풍부했던 기억은 있지만. 따로 글을 써  봐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었다.

두 해전 귀국하면서 음식에 관한, 로컬 ㅡ슬로우드에 관한 세미나나 나카지마 히데코 샘을  만나면서부터 그냥 좋아서 가까이 했던 것들이 지금은 제주도에 있는 코샛의 주인 은경 씨와의 인연을 통해 마켓으로, 다시 써니 씨와 인연을 통해 슈가맨으로, 다시 식구 프로젝트를 통해 에밀리의 일본어 식탁으로 , 요리교실로 

내 전공분야이던 음악, 그 다음의 일어 , 아이들 교육을 통과하며 음식으로 연결돼 진행되어 오면서,

어느 날부터인가 그냥 내가 만든 것들, 또 내가 겪은 일들을 조금씩 노트에 적어보자 하던 생각과. 미시간이란 거대한 대륙에서의 풍광들을 서투른 카메라도 아닌 아이폰으로 눌러대다 언젠가 한번 모아봐야 갰다던 흩어져있던 생각들이  구체화되어 버린  것뿐이다.


다른 분들의 브런치를 읽어보며 항상 한없이 창피하기도 쑥스럽기도 하다

다들 어쩌면 그렇게 멋지게 표현들을 하는지.

나는 그냥 생각나는 대로 끄적일 뿐이지만.

그런데 말이다.

그럼 또 어떠하냐는 생각이 드는 50 하고도 이제 만으로도 51인 아줌마이다.

이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런 저런 SNS 들을 꾸려 나가는 것만으로도 내겐 풍족하다는 생각도 스치면서,

결코 자랑질은 아니다.

난 내가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그저 열심히 할 뿐이고, 내가 하는 것들이 나에게 행복한 마음, 평온함을 주기에 할 수 있는 것들이기에 가식이나 꾸미고 싶은 생각도 없다.

그냥 나는 이렇게 살아 왔고 앞으로도 이렇게 살아가고 싶다는 희망 속에서 내 나름의 경험들을 나열할 뿐이다.

나라고 욕심이 없겠냐 마는 이제는 그 욕심을 부릴 때라기 보다는 즐길 줄 아는 사람이고 싶다.

내게 조금의 경제적 여유가 부여된다면 하고 싶은 일들도 가득하다.

요즈음 음식을 접하다 보니 가끔은 아이들과 합창도 하고 싶고 연주도 하고 싶고, 인형극도 하고 싶고,,

음식을 다루다 보니 내가 직접 그릇도 빚고 싶어 진다.


이 글을 쓰는 것 조차 세상에 없던 일이기에 

강물에 흘러가듯 내 몸을 맡겨볼 뿐이다.

요 며칠 끙끙대며 앓았다.

늙어 가는  과정 중 하나겠지.

몸의 여기저기가 오래 썼다고 아우성을 대곤 한다.

그럴 땐 무조건 쉬어야지 하는 생각도 들면서도 불안하기도 하다.

나 혼자 한없이 작아지는 것 같아서. 무용지물 같아서,,

아마 이런 느낌 역시 욕심일 것이다..

오늘은 힘을 내서 다시 자판을 두들겨본다.

살아있다는 숨소리 같기도 하다.

내가 내 자신에게 되뇌어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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