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에서 9번째 정류장

가위

by emily

미국으로의 이사가 정해지고,,

챙겨가는 이삿짐 속의 가위와 커트기...

아이들이 어릴 적,, 애아빠의 일본 유학 시절에도 썼던 그 가위이다.

해외엘 나가게 되면 남자 3명의 머리는 항상 내 손으로 넘어 왔다.

일본에서는 세 남자의 머리를 자르기보다 두 아이의 머리를 자른 뒤의 뒷 처리가 더 고됬던 기억..

다다미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 홀딱 벗겨서 보자기를 두르고, 그러고 나서 오후로의 뜨거운 물을 돌려 틀어서 아이들의 머리를 감기고 나서, 신문지 위의 머리카락들을 정리하던 30대 시절은 젊었던 기억..


다시 미국으로의 이사에 그 가위들이 이삿짐에 소중히 싸여...

미국 생활은 외국회사의 첫 부임지라 여러 가지가 풍복하긴 했다.

그 덕분에 난 화장실을 4군데나 청소하기도 했지만..

일본이나 미국의 화장실 문화는 우리와는 상당히 다르다..

물청소를 할 수 있는 곳도 있지만., 분리된 화장실. 물걸레로 청소를 해야 하는 구조였다.

다행히 이 층 안방 속의 넓은 묵욕탕에서 다 큰 아이들의 머리를 그리고 40 후반의 남편의 머리를 , 그리고 이번엔 내 딸 같은 12년 차 개의 털까지.. 깎아대다 보면 실은 허리가 아팠다...

아이들은 일 년간 내게서 머리를 자른 뒤 큰 아이는 여친의 손에 이끌려 미장원으로,

막내는 본인의 손으로 과감히 뒷머리까지 쳐내고 청소까지 다 해버리는 솔선수범으로 나의 부치는 힘을 덜어주었지만..

한 남자분과 개 한 마리는 언제나 내차 지였다.

90년대부터 길들여진 가위는 내 손이나 다름없이 자유자재로 움직여 주었고

개 미용실을 가보면 목에다 줄을 걸로 앉혀놓고 깎이는 걸 보곤 , 여러 가지 경제적 절약 차원에서도

몸에 익은 이들이라 어렵지는 않았던 기억..


잊었었다

일본의 유학 시절엔 내 머리조차 내손으로 거울을 보면서 잘랐던 기억을...

유학생 마누라이던 시절이....

가위와 커트기...

사진 정리를 하다 가위 사진을 보니

가끔은 잘못 잘라놓고도 모른 척 하던 나의 능청스러움도 떠올라 잠시 웃음을 지어본다.

봉사를 나가게 되면 노인분들의 머리를 정갈히 , 혹은 아이들의 머리를 깔끔히 잘라 줄 수 있는데..

올 가을 겨울엔 어딘가로 봉사나 선교를 가야겠다.

또 다른 기도 제목이 늘어난다..

선교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할 시기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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